기준금리·가산금리 규제·기업대출 건전성 부담이 하반기 변수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은행권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올해 1분기 일제히 반등했지만, 하반기에도 개선 흐름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금리 상승과 조달비용 안정 효과가 NIM 회복을 이끌었지만 기준금리 향방과 가산금리 규제, 건전성 관리 부담 등이 동시에 부상하면서 은행권의 마진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9000억원 대비 약 3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이자이익은 15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4조9000억원 대비 1조원, 6.4% 늘었다. 이자이익 증가는 대출채권 등 이자수익자산이 늘어난 데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이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1분기 국내 은행 순이자마진은 1.56%로 전년 동기 대비 0.03%p 상승했다.
5대 은행별로 보면 올해 1분기 NIM은 KB국민은행이 1.77%로 전년 동기 대비 0.01%p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1.60%로 전년 동기 대비 0.05%p 올랐고, 하나은행은 1.58%로 0.10%p 개선됐다. 우리은행은 1.51%로 전년 동기 대비 0.07%p 상승했다. NH농협은행은 은행 단독 기준 1.61%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NIM 상승은 시장금리 상승과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 조달비용 하락, 대출금리 방어 효과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고금리로 유치했던 정기예금이 만기를 맞으며 조달비용 부담이 완화됐고, 핵심예금 확대와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통한 비용 관리도 마진 개선에 영향을 줬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자산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은행권 이자이익 방어에 힘을 보탰다.
다만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향방과 법적비용의 가산금리 반영 금지 등 제도적 변화, 가계대출 관리와 기업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부담이 NIM 흐름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한국은행 안팎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물가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며 금리 인하 사이클보다는 인상 사이클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연내 또는 특정 시점 이후 인상 신호가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답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통상 신규 대출금리와 변동금리 대출금리 상승을 통해 은행 NIM에 우호적으로 작용하지만, 수신금리와 은행채 조달금리도 뒤따라 오르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이 확대될 경우 연체율과 대손비용이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도 변화도 하반기 변수다. 은행법 개정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은행 대출금리 산정 때 보증기관 출연금 등 법적비용의 반영이 제한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보증부대출의 경우 보증기관 출연금의 50% 이상을 대출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보증부대출이 아닌 경우에는 보증기관 출연금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다.
법적비용 반영 제한은 차주 입장에서는 금리 부담 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은행권에는 가산금리 운용 여력을 좁히는 요인이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법적비용을 가산금리에서 제외할 경우 4대 시중은행의 연간 이익 감소 규모가 2조원 이상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여기에 교육세율 인상분까지 금리에 반영하기 어려워질 경우 은행 이익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가계대출 관리와 기업대출 확대도 마진 방어의 변수로 꼽힌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일부 가계대출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렵다.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대출을 확대할 경우 자산 성장은 가능하지만, 경기 둔화나 업황 악화에 취약한 중소기업·자영업자 여신을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기업대출은 차주별 신용위험과 업종별 경기 민감도가 큰 만큼, 대출 확대가 곧바로 안정적인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지기보다는 충당금과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을 동반할 수 있다.
특히 기업대출 확대는 금융지주 자본비율 관리와도 연결된다. 대출자산이 늘면 이자이익 기반은 커지지만, 위험가중자산이 함께 증가해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압박할 수 있다.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 확대와 생산적 금융, 기업금융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상황에서 은행권은 NIM뿐 아니라 건전성, 충당금, 자본비율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조달비용과 건전성 부담을 키울 수 있고, 법적비용 가산금리 반영 금지는 은행의 가격 산정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며 "은행권의 하반기 수익성은 단순한 금리 방향보다 마진·건전성·자본비율을 동시에 관리하는 능력에 따라 갈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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