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광주=최치봉 기자]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라."
18일 정부 주관으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46주년 기념식 기념공연은 46년에 걸친 5·18의 역사와 의미를 시·소설 등 문학에 새겨진 그날의 진실과 아픔을 드러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굴곡진 현대사의 한가운데 5.18의 서사를 풀어내 기억과 연대를 아로새겼다.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공연은 5·18의 참상과 산 자의 슬픔·그리움, 미래 세대가 기억·계승해야 할 항쟁의 의미를 문학적 서사로 되새겼다.
1막은 김남주 시인의 저항시 '학살1'로 문을 열었다. 시는 '밤 12시 나는 보았다/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라는 반복적인 구절을 통해 계엄군 투입과 광주의 공포 분위기를 증언하듯 묘사했다.
김남주 시인의 또 다른 작품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가 애끊는 감정을 전달했다.
장우원 시인의 '우리는 파도였다'에서는 5·18 당시 시민들이 파도처럼 휘몰아치며 연대했던 순간을 재현했다. 5·18 시민군동지회 채영선 부회장이 쓴 시 '별이 된 소년들' 일부 구절은 최후 항전을 앞둔 시민군을 기렸다.
2막은 고(故) 박효선 열사가 남긴 일기로 시작했다. '살아남은 자가 이렇게 부끄러울 수 있을까' 등 고뇌와 슬픔을 담아냈다.
이어 한강 작가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 소설 중 5·18 직후 광주의 상황을 다룬 문단에서는 비통함에 잠긴 도시의 풍경을 그려냈다.
살아남은 이가 죽은 이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순간을 표현한 '당신이 죽은 뒤 장례를 치르지 못해, 당신을 보았던 내 눈이 사원이 되었습니다'라는 구절은 참석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3막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당시 남긴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며 오늘의 우리가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는 순간이었다.
낭독극은 '소년이 온다'의 에필로그 격인 '눈 덮인 램프' 속 문장으로 끝을 맺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는 문단은 끝내 어둠 속에서도 서로를 빛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5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5·18민주유공자, 유족과 정·관계 주요 인사, 학생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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