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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요시위, 위안부 문제 넘어선 여성인권·평화의 장"
한경희 정의연 신임 이사장
"바리케이드 철거는 민주주의 회복"
"세계 시민들과 소녀상 함께 건립"


한경희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신임 이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에서 진행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경희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신임 이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에서 진행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돌아가신다고 해서 일본 정부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며 "향후 수요시위는 피해 생존자가 한 명도 남지 않는 상황이 오더라도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예리 기자

[더팩트ㅣ이예리 기자] 한경희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신임 이사장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전시 성폭력 방지를 위한 국제적 기준을 세우고 여성인권·평화 등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장으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위안부 피해 생존자가 한 명도 남지 않는 상황이 오더라도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이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에서 진행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피해자들이 돌아가신다고 해서 일본 정부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끝내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본은 역사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사죄하지 않은 국가로 남게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요구를 지속하는 동시에 수요시위가 가진 더 큰 의미를 이어가고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시위는 고 김학순 할머니가 지난 1991년 8월14일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 공개 증언을 한 뒤 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정기 시위를 결의하며 시작됐다. 지난 1992년 1월8일 첫 시위 이후 매주 수요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이어져왔다. 현재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5명으로 줄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95.8세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요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다. 하지만 34년의 역사가 축적되며 수요시위는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얻었고, 위안부 문제를 넘어 전시 성폭력, 여성 인권, 평화와 같은 보편적 의제를 다루는 시민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한 이사장은 "매주 같은 장소에서 시위를 열지만 그때마다 처음 참여하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를 동원하지도 않는다"며 "수요시위가 특정 단체가 만들어온 게 아니라는 의미이자, 위안부 문제에만 국한된 활동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시위는 세계가 주목한다. 전시 성폭력에 대한 논의를 만들어냈고, 국제적 기준을 세우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며 "작은 공간에 매주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시민이 모이는 활동의 의미는 굉장히 크다"고 역설했다.

한 이사장은 평화의 소녀상이 지닌 의미 역시 이와 유사하다고 봤다. 그는 "소녀상은 한국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기억하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상징"이라며 "세계 시민들과의 연대 속에서 소녀상 건립 요구가 있다면 앞으로도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 이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주변 바리케이드가 철거된 것을 두고
한 이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주변 바리케이드가 철거된 것을 두고 "민주주의의 작은 회복"이라고 평가했다. /정의연

수요시위가 열리는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둘러싼 바리케이드 철거를 두고는 "민주주의의 작은 회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이 아직 시행되기 전인데도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가 구속된 것은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는 의미"라며 "그동안 방치된 민주주의 왜곡이 조금이나마 바로잡힌 것"이라고 했다.

바리케이드는 지난 2020년 6월 일부 단체의 '모욕 시위'로 소녀상 훼손 우려가 커지면서 설치됐다. 이후 모욕 시위를 주도해 온 김 대표가 지난 3월20일 구속되면서 철거 논의가 본격화됐고, 지난 6일 약 5년11개월 만에 전격 실현됐다.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한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를 금지하는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은 지난 3월10일 공포돼 다음 달 1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김 대표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다만 한 이사장은 "거리의 혐오가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SNS, 유튜브 알고리즘 등을 통해 가짜뉴스나 허위사실이 확산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막기 위해선 시민들이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는 19일 예정된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의 군비 증강 움직임도 비판했다. 그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외면한 채 평화와 신뢰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일본은 전쟁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채 군비를 증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고, 책임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미 사죄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진정한 사죄가 아니다"라며 "일본은 역사적 책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2026년 외교청서에서도 위안부 문제를 두고 "이미 해결된 문제"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한 이사장은 "과거 일본의 전쟁과정에서 벌어진 범죄, 대량 학살 등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피해국들과 신뢰도 쌓일 수 있다"며 "그런 신뢰 위에서야 비로소 동북아시아의 평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정의연 사무총장으로 일하다 지난 1일 이사장으로 취임해 3년 임기를 시작했다.

ye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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