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캐피탈사 인수 추진…AI·보안 투자 확대에 비용 부담도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외화통장, 스테이블코인, 캐피탈사 인수합병(M&A) 등을 앞세워 성장 동력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 본업 성장에 제약이 커진 상황에서 비은행 여신시장과 플랫폼 기반 수수료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8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비이자수익은 3029억원으로 7.5% 늘며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수신 잔액은 69조35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8% 증가했고, 여신 잔액은 47조6990억원으로 7.7% 늘었다.
건전성 지표는 아직 안정적인 수준이다. 1분기 연체율은 0.51%,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53%로 관리되고 있다. 다만 개인사업자대출 확대와 부동산담보대출 비중 증가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경기 변화에 따른 리스크 확대 가능성은 변수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단순 인터넷은행을 넘어 플랫폼·비은행 금융회사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수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상품 라인업 확대에 나선다. 상반기에는 외화통장을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외국인 서비스와 만 7세부터 이용 가능한 체크카드를 '우리아이통장'과 연계해 선보일 계획이다. 모임통장에는 지난해 4분기 'AI 모임총무', 올해 1분기 'AI 모임초대장', 2분기 '브랜드포켓' 등 신규 기능을 잇달아 추가하며 서비스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고객 예비자금을 자동 관리하는 '스텔스 통장(가칭)'도 출시해 수신 기반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최근 인터넷은행들의 수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앞세워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 관심이 가장 집중된 부분은 캐피탈사 인수합병(M&A)이다. 카카오뱅크는 연내 인수 완료를 목표로 다양한 기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업금융 확대와 리스·할부 등 비은행 여신시장 진출이 핵심 목적이다. 다만 구체적인 인수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일부 매물이 거론됐지만, 카카오뱅크가 대형 패키지딜보다는 몸값 부담이 낮은 중소형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뱅크는 캐피탈사를 적합한 인수 대상으로 보는 이유로 △인수 후 신용등급 개선에 따른 조달금리 하락 △카뱅스코어·카카오T·대출비교 등 그룹 시너지 △은행 대비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제시했다. 실제로 회사 측은 JB우리캐피탈의 ROE가 16.1%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수익성 매력을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도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제시됐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법제화 이전 단계여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카카오·카카오페이와 함께 범용성 높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그룹이 결제·뱅킹·증권 등 생활 금융 인프라를 갖춘 만큼 발행뿐 아니라 보관·결제 등 전반에서 사업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사업자대출 확대도 주요 성장축으로 제시됐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8% 증가했다. 회사 측은 부동산담보대출 비중 확대에 따라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거래 패턴과 업종별 경기 민감도, 매출 변동성 등을 반영한 업종별 특화 신용평가모델을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신사업 확대와 기술 투자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판관비는 13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대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AI 관련 전산운영비 증가 영향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감가상각비와 전산운용비가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전체 판관비 증가율은 10% 내외에서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재확인했다. 카카오뱅크는 2026 회계연도까지 주주환원율을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2027년부터는 주당배당금을 기준으로 최소 직전 연도 수준을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상향하는 방식의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성장 전략의 '실행력'을 핵심 변수로 꼽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화통장, 외국인 서비스, M&A 등 신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고객 기반 확대와 수익 다변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플랫폼 경쟁력을 고려하면 중장기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M&A나 스테이블코인 모두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이익 기여도는 불확실하다"며 "비용 증가와 건전성 관리 부담 속에서 얼마나 빠르게 수익으로 연결하느냐가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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