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여의도=이선영 기자]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중소기업 대출 연체 우려와 관련해 "현재 관리 시스템으로 봐서는 크게 우려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고금리와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시차를 두고 여파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당장은 연체기업에 대한 관리 강화보다 중소기업의 일시적 유동성 애로를 지원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장 행장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당장 연체에서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고금리나 물가 상황이 계속 지속되면 두세 달 뒤 여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지금은 중소기업들이 겪는 애로사항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전쟁 상황에서 일시적 유동성에 노출돼 있다고 보고 그 부분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 연체율이 오를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즉각적인 부실 확대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장 행장은 "연체는 사실 오를 수는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중동지역 전쟁과 관세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중소기업의 자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은행이 건전성 관리와 정책금융 역할 사이 균형을 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서는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언급했다. 장 행장은 "중소기업 대출 쪽 포션이 많다 보니 충당금을 많이 쌓았다"며 "시중은행 평균의 약 2배 정도, 3500억원 정도를 쌓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이익을 지금 상황에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과거 은행 경영 경험을 보면 전년 대비 크게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수익성 개선 방향으로는 비이자수익과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장 행장은 기업은행에 대해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정책금융기관이면서 상장기업이라는 점에서 공공성과 수익성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그래도 제일 우선순위는 정책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비이자수익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과제가 있다"며 "자회사를 통한 수익 창출 증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지주 자회사와 비교해 수익성이 낮은 부분을 보완하고,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포용금융에 대해서는 단순한 저금리 자금 공급을 넘어 금융소비자 관점에서 금리 체계를 다시 살피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장 행장은 "작은 이자 금융을 금융 공급자가 아닌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신용등급과 금리의 관계가 과연 타당한지 검토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 기간 동일하게 이자를 제때 상환했다면 저신용등급 금융소비자가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하는 구조가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불리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성실히 상환했을 때 이자 지급 등에서 혜택을 주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연체 이후 재기지원과 관련해서는 "현재 이자를 3개월 이상 연체한 경우 최대 60%까지 상담을 해주고 있다"며 "생각의 범위를 좀 더 넓혔으면 한다"고 밝혔다.
생산적 금융과 지역 균형발전도 주요 화두로 언급됐다. 장 행장은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가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1분기 과제는 목표한 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은행의 주요 과제로 성장금융, 포용금융, 지역균형발전을 꼽으며 "성장금융은 기업은행이 60년간 해오던 일"이라면서도 "포용금융과 지역균형발전은 시중은행들이 꺼려하는 부분에서 기업은행이 더 적극적으로 정책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자체 연계 이자보전 사업과 지역 산업단지 지원 등을 언급했다. 장 행장은 "75개 정도의 지자체와 연계해 이자보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100여개가 넘는 지역 산업단지와 전략 산업에 대해 금리 우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별 특화 산업을 고려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조선 등 지역 기반 산업에 대한 집중 지원 가능성도 내비쳤다.
AI 전환과 관련해서는 아직 별도의 성과지표를 경영지표에 반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장 행장은 "AI 자체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얼마나 더 많이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직원들이 업무 매뉴얼이나 규정을 쉽게 찾아보고 대화할 수 있는 모델을 장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직원들이 AI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AI 에이전트 컨테스트 같은 것도 준비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직원 대상 활용도 제고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당장 가시적 성과를 말하기는 이르지만, 리서치 공백 해소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장 행장은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은 애널리스트들이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코스닥 상장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해도 리서치 자료가 없거나 빈약해 직접 탐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같은 행사를 통해 그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며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전반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서는 한국은행의 관련 테스트 참여 경험을 기반으로 주도권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행장은 "한국은행과 프로젝트 한강 1차 테스트에 이어 2차 테스트까지 참여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주도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간 연합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보조금이나 정책자금 쿠폰 같은 부분에서는 기업은행이 수혜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부당대출 재발 방지와 징계 절차에 대해선 "재발 방지 대책은 이전에 제출했고 시행하고 있다"며 "직원 징계 절차는 금감원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행장은 "기업은행 측에서 완결됐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