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정보로 기초·장애인연금 신청 간주, 공무원 증원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정부가 복지제도 대상자지만 신청하지 못하거나 낙인효과로 신청하지 않는 위기가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지급 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위기 상황 시 공무원 직권 신청을 확대한다. 신청해야 혜택 받는 신청주의를 극복해 울산 일가족 사망사건 문제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 현장 복지 담당 공무원도 늘린다.
12일 보건복지부는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위기가구 지원을 위한 복지안전매트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은 최근 울산 일가족 사망사고나 노인돌봄 가구 등 위기가구 사망 사건 등 계기로 복지제도 운영 체계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마련했다. 복지부는 개선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도움이 필요하더라도 신청하지 않으면 급여를 받지 못하는 복지 신청주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복지정책 방향을 위기가구가 신청해야 지원하는 수동적 복지에서, 자동지급과 직권신청을 통한 신청주의 개선을 추진한다. 아동·노인 돌봄가구, 자살시도자 등 위기가구 특성에 맞는 서비스 지원도 강화한다.
◆ 지원 대상 신청 없이 자동지급...직권신청 공무원 보호
우선 정부는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을 개선해 위기가구 위기 징후를 조기 인지하고 위기가구 발굴 정확도를 높인다. 기존에 전기, 수도 등 3개월 연속체납 정보를 활용하던 것을 개선해 사용량 변화와 같은 생활 위기 변수를 활용, 위기가 커지기 전 선제 발굴한다. 1~2개월 주기로 입수하던 위기 정보도 앞으로 매월 입수해 지자체에 제공해 위기 대응 속도를 높인다.
그동안 발굴시스템을 통해 선별한 위기 예상 가구 명단을 연 6차례 지자체에 통보했으나, 많은 대상 가구 가운데 우선 순위나 위험도를 지자체가 빠르게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에 고위험 가구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서 연 2회 이상 반복 발굴되거나 위기아동, 고독사 발굴시스템에서도 중첩 발굴된 가구에 대해 지자체가 우선 관리한다.
복지급여 지원 대상이면 신청 없이 자동지급한다. 보편급여인 아동수당, 부모급여, 첫만남이용권은 연령 등 자격 확인이 가능하므로 자동지급으로 전환한다. 기존에는 출생 신고와 별개로 급여를 신청해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출생 신고만 하면 급여를 자동 지급한다. 이를 위해 사회보장기본법, 사회보장급여법, 아동수당법,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 등 법률을 개정한다.
선별급여인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경우 수급 탈락자나 다른 선별급여 기존 수급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유한 정보를 활용해 신청한 것으로 간주해 수급자격 확인 후 지급한다. 예를 들어 생계·의료급여를 수급하는 18세 이상 중증장애인은 장애인연금을 신청한 것으로 간주한다. 장애인연금 수급자가 65세가 되면 기초연금을 신청한 것으로 간주한다. 수급 탈락자는 수급희망 이력관리제를 통해 수급 가능성이 확인되면 별도 신청 절차 없이 기초연금, 장애인연금을 신청한 것으로 본다.
급여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복지멤버십 가입자에 대해 연 2회 소득과 재산을 조사해 수급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안내한다.
동의없는 복지급여 직권신청을 활성화하기 위해 담당 공무원 보호 방안과 기준을 마련한다. 직권신청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와 한부모가족지원제도에 대해서는 미동의 직권신청 대상자 범위, 금융재산조사 장벽 완화, 담당 공무원 면책 등을 법률에 규정해 위기가구 직권신청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한다.
법률 개정 전까지는 지원이 시급한 미성년자와 발달장애인 포함 가구 대상으로 동의가 없더라도 직권신청해 소득과 일반재산만 조사하고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선제 지급한다. 이후 과다 지급으로 밝혀지더라도 환수 면제 등 적극행정을 통해 담당 공무원을 보호한다.

한편 직권신청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복지를 지원하려면 상담을 통한 상황과 여건 파악이 필수적이나, 공무원의 접근 자체를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사례가 있다. 이에 ‘ 희망드림 꾸러미’를 지원한다. 공무원이 위기가구를 최초 방문상담할 때 식료품, 생필품 등 생활 물품 세트를 지원해 관계 형성을 쉽게 할 계획이다.
또한 발굴해도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복지급여 지원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한다.긴급복지 제도 대상 확대를 위해 위기상황으로 인정되는 범위를 넓히고 금융재산 선정기준 상향을 검토한다. 선정기준에 일부 맞지 않아도 현장에서 긴급 지원이 필요한 경우 등에 대한 긴급지원심의위원회를 활성화해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한다. 다자녀나 인구감소지역 경우 자동차가 준필수재 성격인 현실을 감안해 기초생활보장 자동차 재산산정기준의 단계적 개선을 검토한다.
◆ 현장 복지 인력 확대...방문, 상담 활성
아동돌봄 가구 부담도 낮춘다.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한부모, 조손, 장애, 청소년 등 취약가구에 대한 아이돌봄서비스 지원을 연 960시간에서 1080시간으로 늘린다. 특히, 아동학대나 방임이 의심되거나 주양육자가 없는 위기아동 가구에 대해 시군구 내 아동, 복지 관련 팀들이 공동사례관리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아동과 가구에 대한 상황 공유, 소득·돌봄·정서 등 지원 계획 수립, 사례 종결까지 공동 관리한다.
아동 양육자에 대한 형사절차 전반에 걸쳐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한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아동 양육자와 위기가구에 대한 제반 양형 요소를 적극적으로 고려한다. 수사기관에서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경우 보호해야 할 아동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이에 해당될 경우 지자체에 보호조치 의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논의한다.
가족의 노인 돌봄부담을 낮추기 위해 장기요양 단기보호 가능 주야간보호 기관과 치매안심병원 등을 확충한다. 돌봄 보호자에 대한 가족휴가제와 정서 지원도 강화한다. 자살 예방을 위해 자살시도자가 동의하지 않아도 자살예방센터에서 개입, 조치하는 방안 등에 대한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위기가구 방문, 상담 활성화를 위한 핵심 기반인 현장 복지 인력을 확대한다. 현재 약 2만4000명 수준인 읍면동 복지 담당 공무원을 단계적으로 늘린다. 직권신청 등 위기가구를 실질적으로 보호한 공무원과 지자체에 포상금 등 보상 체계를 강화한다. 인공지능(AI) 활용으로 복지 업무를 효율화한다. 복합적인 질문과 정서적인 공감까지 가능한 AI 복지상담 서비스를 도입하고, 개인 맞춤형 복지서비스 추천시스템을 만든다.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행정 업무는 자동 처리하고, 급여 적정성 판정 등 공무원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업무지원 AI를 개발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복지급여 자동지급과 직권신청 실효성 제고를 통한 신청주의 개선 첫걸음"이라며 "신청해야 지원하는 수동적 복지에서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적극적 복지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고 관계부처·지자체와 빈틈없는 복지안전매트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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