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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매입 갑질' 의혹에 발목 잡힌 무신사…10조 IPO 빨간불
할인행사 비용 전가·거부 업체 불이익 여부 쟁점
무신사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조만호 대표가 이끄는 무신사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받았다. /무신사
조만호 대표가 이끄는 무신사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받았다. /무신사

[더팩트|윤정원 기자] 10조원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무신사가 납품업체 '갑질' 의혹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라는 악재와 마주했다. 플랫폼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 직매입 거래 투명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신사가 내세워온 '상생 플랫폼' 서사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실적은 뛰었지만…'10조 몸값' 설득 미지수

무신사는 국내 패션 플랫폼 가운데 IPO 최대어로 꼽힌다. 무신사는 의류와 신발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출발한 뒤 중소·신진 브랜드를 흡수하며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4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05억원으로 36.7% 늘었다.

외형만 보면 상장 추진의 명분은 충분하다. 문제는 몸값이다. 무신사는 IPO 과정에서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시장에서는 실적 성장만으로 이를 정당화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 패션 이커머스 기업으로 보면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고,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하더라도 현재 이익 규모와 해외 확장성을 추가로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순이익 흐름도 투자자들이 따져볼 대목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지만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77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29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상환전환우선주를 부채로 인식하는 회계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이며 실제 현금 유출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IPO 국면에서는 이익의 질과 재무구조 안정성에 대한 검증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신사가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단순 온라인 편집숍이 아니라 브랜드 발굴과 판매 채널 확장을 주도하는 K패션 플랫폼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결국 10조원 안팎의 몸값은 현재 실적보다 향후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린 셈이다.

공정위 현장조사가 알려지며 무신사의 IPO(기업공개) 흥행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공정위 현장조사가 알려지며 무신사의 IPO(기업공개) 흥행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 공정위가 겨냥한 '직매입'…할인행사 비용 떠넘겼나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공정위 조사는 무신사의 기업가치 논리를 직접 건드리는 변수로 꼽힌다. 공정위가 무신사의 직매입 거래 관행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순 실적 성장보다 거래 구조의 투명성이 상장 과정의 핵심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신사는 입점업체에 온라인 판매 공간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중개판매 방식과 상품을 직접 사들인 뒤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직매입 방식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의 2025년 매출 유형도 수수료 매출 38.76%, 제품 매출 30.78%, 상품 매출 27.3%로 구성돼 있다. 중개 수수료가 가장 큰 축이지만 자체 브랜드와 상품 판매 비중도 작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 쟁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이 가운데 직매입 거래다. 공정위는 무신사가 상품 매입을 미끼로 할인행사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는지, 이를 거부한 업체에 불이익을 줬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조사에서도 납품업체와의 계약 관련 자료를 집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매입은 플랫폼이 상품을 직접 사들여 판매하는 구조다. 표면적으로는 플랫폼이 재고 부담을 떠안는 방식처럼 보인다. 그러나 거래상 지위가 커진 유통사가 매입 물량이나 행사 참여를 지렛대로 삼을 경우, 납품업체가 판촉비 부담이나 거래 조건을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대규모유통업법상 판매촉진비용 부담은 대표적인 규제 대상이다. 대규모유통업자는 판매촉진행사를 실시하기 전에 비용 부담 등을 납품업자와 서면으로 약정해야 하고, 납품업체의 판매촉진비용 분담 비율도 원칙적으로 50%를 넘을 수 없다. 할인행사 비용 분담 구조와 사전 약정 여부가 유통업계 조사에서 반복적으로 쟁점이 되는 이유다.

아직 무신사의 혐의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할인행사 비용 전가나 거부 업체에 대한 불이익 제공 여부도 현재로서는 의혹에 머물러 있다. 다만 상장을 앞둔 기업 입장에서는 조사 착수 자체가 리스크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상장 심사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과정에서는 매출 성장률뿐 아니라 법률 리스크, 내부통제, 납품업체와의 거래 구조까지 함께 검증되기 때문이다.

◆ '카테고리 킬러' 정조준…무신사도 규제 사정권

최근 공정위의 유통업계 조사 흐름도 무신사에는 부담이다. 공정위는 올리브영과 다이소에 이어 롯데하이마트 등에 대해서도 현장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생활용품, 패션, 가전 등 각 분야에서 소비자 접점을 장악한 이른바 '카테고리 킬러'의 거래 관행이 규제 사정권에 들어온 모양새다.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제재가 실제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관련 제재가 '솜방망이'에 그친다는 지적도 반복돼 왔다. 그러나 IPO 시장에서 더 민감한 것은 과징금 규모보다 리스크의 성격이다. 무신사가 입점 브랜드와 함께 성장한 플랫폼이라는 점을 기업가치의 주요 근거로 내세워온 만큼, 납품업체 대상 '갑질' 의혹 자체가 평판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0조원 안팎의 몸값을 설득하려면 매출 증가세뿐 아니라 직매입 거래의 투명성, 납품업체와의 비용 분담 구조, 규제 대응 능력까지 입증해야 한다"며 "공정위 조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장 절차가 본격화되면 무신사의 K패션 플랫폼 프리미엄은 공모시장에서 할인 압력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 측은 "현장조사 이후로 업데이트된 상황은 없다"고 전했다. 공정위 조사와 거래 관행 논란이 IPO 심사나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조사를 받는 입장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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