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분들이 함께해주셨기에 완성할 수 있어"

팬덤의 응원 방식이 공연장 안에서 점점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구호를 넘어 슬로건 이벤트, 카드섹션, 떼창, 영상까지 팬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이벤트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팬 이벤트는 준비부터 실행까지 모든 것이 팬들의 자발적인 참여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더팩트>는 콘서트 팬 이벤트가 어떤 방식으로 기획되고 완성되는지, 그리고 이 과정이 아티스트와 팬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알아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콘서트 현장에서 진행되는 팬 이벤트는 즉흥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팬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치밀한 기획과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더보이즈는 지난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INTER-ZECTION(인터젝션)'을 개최했다. 이 가운데 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이벤트 계정은 공연 일정에 맞춰 각 회차별로 다른 콘셉트의 이벤트를 기획했다.
더보이즈 콘서트 이벤트를 주최한 A 씨는 <더팩트>에 "이벤트 준비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연락이 원활하게 닿지 않아 여러 경로로 문의를 드리며 관계자분들과 소통을 이어갔다"며 "저희도 처음 겪는 과정이 많아 쉽지만은 않았지만 회사 측에서도 끝까지 연락을 받아주시고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최종적으로 연락이 닿았을 때는 콘서트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는 "준비 기간은 짧았지만 지난 콘서트 때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지난 이벤트 때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고 더 나은 이벤트를 만들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고민했다. 먼저 도움을 주고 싶다며 연락해 주신 더비분들도 많아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첫째 날에는 '서로의 계절인 우리는 늘 함께일 거야'라는 문구가 담긴 슬로건 이벤트와 함께 'Survive the Night(서바이브 더 나이트)' 떼창이 진행됐다. 둘째 날에는 '너희라는 행운이 내 곁에 온 건 기적이야'라는 메시지의 슬로건과 'Clover(클로버)' 떼창이 이어졌다. 마지막 날에는 '소년과 함께한 청춘이 영원하길 바라'라는 슬로건과 함께 '더비가 더보이즈 지킬게' '여기서 다시 만나'라는 문구가 담긴 카드섹션이 펼쳐졌고 팬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 이벤트와 'Timeless(타임리스)' 떼창이 더해지며 공연의 마무리를 장식했다.
A 씨는 "떼창곡 선정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떤 곡으로 마음을 전해야 가장 잘 닿을지 고민이 많았다. 다만 마지막 날의 'Timeless'만큼은 처음부터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오래도록 함께하자는 약속 같은 가사가 그날 전하고 싶었던 마음과 가장 잘 맞았기 때문에 이 곡은 자연스럽게 정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A 씨는 팬들이 떼창을 미리 연습할 수 있도록 사전 콘텐츠도 제작했다. 그는 "조금 더 새롭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떼창 스포 공지는 더비분들이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요즘 유행하는 밈을 섞어 제작해 봤다"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서 보면서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슬로건 문구 선정에도 팬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A 씨는 "지금까지 진행된 이벤트 문구들이 많다 보니 마음이 잘 전달되는 문장을 찾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더비분들께 추천을 받았는데 정말 예쁜 문장을 많이 보내주셨다. 고르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더비분들이 더보이즈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예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마지막 공연에서 진행된 영상 이벤트는 팬들이 더보이즈와 함께한 추억이 담긴 사진과 각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모아 제작됐다. 공연장에서 아티스트와 함께 보는 영상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 팬들이 오랜 시간 쌓아온 마음을 하나의 장면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A 씨는 "영상 이벤트에 필요한 사진과 글도 수많은 더비분들이 보내주셨고 저희 힘만으로는 어려웠던 부분에서도 먼저 도움을 주신 분들이 계셨다"며 "총대진만으로는 모든 걸 해내기 어려웠을 텐데 더비분들이 함께해주셨기 때문에 완성할 수 있던 이벤트"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가장 공들여 준비한 영상 이벤트인 만큼 오래 기억에 남을 순간이 됐다. 그는 "준비 과정에서 여러 번 영상을 확인하고 수정해서 어떤 타이밍에 어떤 장면이 나오는지 다 외울 정도였다"며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보니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더보이즈도, 더비들도 영상에 눈물을 보였고 그걸 보는 순간 저도 같이 울컥했다. 준비하면서 봤던 영상과는 전혀 다른 감정을 다가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떠올렸다.
팬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인 만큼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도 생긴다. A 씨는 "첫날에는 사진을 세 번 찍게 되면서 구호가 너무 빨리 지나가 잠시 모두가 헷갈리는 상황도 있었다. 호루라기 헬퍼분들도 당황하시고 MR을 틀어주시는 스태프분들도 타이밍을 맞추느라 순간적으로 혼란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이 역시 팬 이벤트만의 추억으로 남았다. A 씨는 "오히려 그 과정이 현장에서 모두가 함께 참여해 만들어가는 이벤트라는 느낌을 줘 더 인상 깊고 재밌게 기억에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팬 이벤트는 기획부터 제작, 실행까지 모든 과정이 팬들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누군가는 문구를 고민하고, 누군가는 영상을 만들며, 또 다른 누군가는 현장에서 타이밍을 맞춘다. 각자의 자리에서 보탠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 하나의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셈이다. 그리고 이 기억은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다시 이 자리에 모일 날을 기다리게 만드는 힘이 된다. <계속>
<관련 기사>
[팬콘 응원의 진화①] 슬로건부터 카드섹션까지…공연을 완성한 팬 이벤트
[팬콘 응원의 진화③] "아티스트에게 원동력"…팬 이벤트가 남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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