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대표적인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분류되던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이 "지금은 개인적으로 금리 인하를 논하기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을 이유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온 인물이지만,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자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을 물가 안정 쪽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1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물가 압력이 굉장히 크고 미래 물가의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며 "물가에 대한 우려가 꽤 있는 상황이라고 저는 해석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신 금통위원은 "우선순위는 항상 인플레이션이 최우선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소수 의견으로 인하를 냈던 것도 나름대로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전제 하에 인하의 소수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목표로 잡는 게 2%인데 위로 멀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면 설사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상충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당연히 인플레이션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도 전했다.
신 위원의 말이 주목받는 것은 그의 통화정책 성향 때문이다. 신 위원은 금통위 안에서도 통화 완화를 선호하는 대표적 비둘기파로 분류돼 왔다. 실제 지난해 기준금리 동결 국면에서도 1월, 4월, 8월, 10월, 11월 회의에서 홀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내수 회복이 더디고 취약 부문의 고금리 부담이 누적되는 만큼 통화정책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행보였다.
신 금통위원은 한은이 공격적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할 가능성에 관한 질의에는 "얼마나 공격적으로 갈 것인가 부분들은 향후 금리 전망 경로가 어떻게 될 것인가, 전쟁을 이야기했지만 핵심은 유가다"며 "유가 같은 경우 물가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말에 얼마가 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가) 연말까지 긴 기간 고공 행진하는 것도 큰 문제다. 다른 물가에 미치는 2차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며 "생산자들이 잠깐 올라갔다 떨어지는 부분은 자기들이 어느 정도 흡수를 하는데 이게 오래되면 흡수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물가와의 싸움이 훨씬 더 격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신 금통위원은 반도체 낙수 효과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한 질문에도 "반도체 호황이 물가에 대한 영향을 엄청 크게 줄 것이다보다는, 유가가 물가에 대한 영향을 굉장히 크게 줄 수 있어서 물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양극화가 굉장히 심해서, 낙수 효과도 반도체 자체가 자본시장적 사업이라 고용 부분에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다"며 "문제는 지금 유가가 계속 100달러 수준에서 고공 행진한다면 경제가 엄청 고통받는 한이 있더라도 유가로부터의 2차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한은에 주어진 맨데이트(의무)다"고 강조했다.
신 금통위원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원화 약세 현상과 관련해 "지금 원화가 예전에 비해 많이 절하됐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금리 역전이다"면서도 "현재 환율 수준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많이들 생각하고,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하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향후 환율이 어떻게 될 것인지 알기 어렵지만 여러 가지 플로우를 볼 때는 환율이 지금보다는 좀 더 하향 안정화 방향으로 가지 않겠나"라며 "물론 전쟁이 어떻게 될 것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금융시장은 어떤 기대가 한 번 생기고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편 임기 종료를 앞둔 신 금통위원은 오는 12일 오후 이임식을 열 예정이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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