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 침체에 수입 유제품 관세 철폐 악재
"A2+ 우유 확대해 실적 반등 돌파구"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국내 유업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유소년 인구 감소에 따른 시장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A2+ 우유 전면 전환'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2030년까지 전 목장의 원유를 고품질 A2+로 교체해 우유 섭취를 꺼리던 성인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무관세 여파를 등에 업은 저가 수입 멸균우유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서울우유의 프리미엄 전략이 실질적인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지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 지난해 순이익 94.0% 급감…고품질 A2+ 우유로 성인 수요 정조준
12일 서울우유 경영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2조1008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38억원으로 23.5%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26억원으로 94.0% 급감했다. 이는 실적 정체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 결과다.
이러한 위기는 구조적인 소비 침체에서 기인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9.5% 감소한 22.9㎏로, 통계 집계 이후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 소비층인 유소년 인구가 줄어들자 서울우유는 한국인 10명 중 6명이 겪는 배앓이(유당불내증) 문제에 주목했다. 성인들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A2+ 우유로 고객 저변을 넓혀 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우유가 내세운 A2+ 우유는 A2 유전형질을 가진 젖소로부터 원유를 분리·집유해 A2 단백질만을 함유한 제품이다. A2 단백질은 인간의 모유와 유사한 구조로, 체내 흡수력이 뛰어나고 장내 유익균 증가에 도움을 준다.
서울우유는 사업비 80억원을 투입해 전용 목장을 구축하고, 세균과 미생물을 한 번 더 제거하는 'EFL(Extended Fresh Life) 공법'을 도입했다. 나아가 2030년까지 1400여개 전 목장을 A2+ 원유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브랜드 전체의 체질을 바꾸는 결단이다.
현재 △170㎖ △1.7L △2.3L 등 총 7종의 라인업을 갖춘 A2+ 우유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억1900만개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 무관세 수입산 '파상공세'…품질 압도적이나 가격 격차 2배 걸림돌
다만 이 같은 결단에도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올해 한·미,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여파로 유제품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입 멸균우유마저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산 우유를 포함한 주요 유제품의 관세가 사라진 데 이어, 오는 7월에는 유럽산 유제품까지 무관세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우리나라 수입 멸균우유 수입량도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며, 지난해 5만1000톤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썼다.
가장 큰 걸림돌은 수입산과의 극심한 가격 차이다. 서울우유 공식 쇼핑몰 기준 'A2+ 우유(180㎖·15개)' 정가는 3만1000원인 반면, 비슷한 규격의 '멸균우유(200㎖·24개)'는 2만6000원이다. 1㎖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A2+ 우유(약 11.5원)가 멸균우유(약 5.4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이는 서울우유 자사 제품끼리 비교한 결과로, 저가 공세를 펼치는 경쟁사나 수입 멸균우유로 범위를 확대하면 가격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단적으로 쿠팡 판매가 기준 서울우유 'A2+ 우유(1.7L)'가 6000원대 후반인 데 비해, 쿠팡 자체 브랜드(PB) '곰곰 흰 우유(2.3L)'나 경쟁사 제품은 5000원대 안팎에 형성돼 있다. 품질 차별화에는 성공했지만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지는 미지수다.
서울우유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국내 1400여개 목장을 A2+ 전용으로 전환, 생산 단가를 낮춘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프리미엄 우유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사업 추진 2년이 지난 현재 전환율은 0.3%대(47곳)에 머물러 있어, 실제 단가 인하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우유 측은 "A2+ 우유의 현재 집유량은 60톤 수준으로 △2026년 100톤 △2027년 200톤 △2028년 800톤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며 "A2+ 우유는 국내 우유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A2 전용 목장과 생산 기반을 지속 확충해 대중화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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