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가정 등 사회공동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더팩트ㅣ광주=최치봉 기자] 광주시 여고생 살해범 장모(24) 씨는 7일 경찰에서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던 중 길거리를 배회하다 충동적으로 범행했다"고 당초 주장을 되풀이했다. 기시감이 드는 범죄자의 헛소리다.
2년 전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박대성(32)의 길거리 10대 여성 살해 사건과 너무나 비슷하다.
대법 무기징역 확정으로 복역 중인 박대성도 한밤중에 길을 걷던 피해자를 흉기로 무차별 공격해 살해했다. 그는 범행 직후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심신 미약을 핑계 댔다. 자신의 행위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만취였다면 피해자를 800m쯤 뒤따라간 사실은 어떻게 해석돼야 하는가.
경찰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이들 모두 자살을 암시하는 진술과 자신의 범행을 연계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들뿐이랴. 모든 흉악 범죄자는 범행 동기를 사회 또는 타인의 탓으로 돌리기 일쑤다. '아무나 죽이고 나도 죽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재판에서는 이들의 주장이 일정 부분 참작되는 게 현실이다.
사회 구성원들도 이상동기(묻지마 범행) 범행으로 치부하고 "피해자가 재수 없어서 죽었다"는 생각에 머문다.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의 일탈 정도로 여긴다.
범죄자들의 증언과 행동심리 관찰 및 분석 등 제도적 보완 장치는 작동하지 않는다.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떠들다가 시간이 흐르면 잊혀진다.
이 때문에 각종 매체의 토론방 등에서는 사실상 폐지된 사형제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흉악 범죄 예방 차원에서다. 그러나 극단적이고 감정적 대응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 씨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하고 본격적인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이다. 집에서 나와 최근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독립을 꿈꿨다. 본인이 그간 간직했던 심리적 트라우마가 표출된 사건으로 추정될 뿐이다. 박대성도 당시 어엿한 가게를 운영하며 미래를 준비하던 30대 청년이었다. 왜 이들의 극단적 분노 또는 자포자기식 폭력성이 타인에게 투사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더이상 범인들의 서사를 믿지 말자"고 일갈했다.
주취, 자살암시 등 자기방어적이고 천편일률적인 변명은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범행이 들키지 않았다면 제2의 이춘재, 강호순, 유영철 등 희대의 살인마가 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다.
이제는 국가, 가정 등 사회공동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때다. 더 이상 '묻지마 범죄'로 분류하지 말고 과학적이고 실증적 연구와 데이터를 쌓아가야 한다.
배 프로파일러는 "국가가 정신보건센터 등 촘촘한 안전망을 꾸려 이상 증세가 보이는 잠재적 범죄자를 가려내고, 관리하고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국가와 학교, 가정이 완전한 개인 인격체를 길러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자.
정서적 성숙과 완전한 보살핌이 시스템으로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범죄의 심리는 어느 일순간에 태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이상 '재수 없어 죽는다'는 암묵적 동의와 방치는 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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