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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담합' 3000억 적자 삼양사, '빚'내서 전년 수준 배당 유지
삼양사, 지난해 3024억원 순손실 적자 전환
매출 역성장에 공정위 추가 과징금 우려도
배당에선 전년과 그대로…"주주환원 일환"


설탕과 밀가루 등 식품 소재를 주력 생산하는 삼양사가 지난해 수천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재무 악화에도 배당 규모는 전년 수준을 유지해 총수 일가 수익 보전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삼양그룹 본사 전경./ 삼양그룹
설탕과 밀가루 등 식품 소재를 주력 생산하는 삼양사가 지난해 수천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재무 악화에도 배당 규모는 전년 수준을 유지해 총수 일가 수익 보전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삼양그룹 본사 전경./ 삼양그룹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설탕·밀가루 담합으로 대규모 과징금 직격탄을 맞은 삼양사가 지난해 수천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내수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추가 조사라는 악재 속에서도 삼양사는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특히 적자 보전을 위해 단기차입금까지 늘린 상황이라, 배당금이 총수 일가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지주사로 흘러가는 구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5625억원, 영업이익 11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1%, 16.3%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024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 악화는 내수 침체가 주요인으로, 국내 매출이 전년 대비 5.4% 감소한 2조42억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삼양사는 지난달 30일 공시를 내 공정위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 1303억원을 2028년 5월까지 6회에 걸쳐 분납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 삼양사와 CJ제일제당, 대한제당 등 제당 3사가 2021년부터 약 4년간 총 8차례에 걸쳐 설탕 가격을 담합했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이들이 담합을 통해 올린 매출액만 3조2000억원대로 추산하고, 약 3960억원의 과징금을 내렸다.

다만 삼양사는 부과된 과징금을 크게 웃도는 3000억원대 순손실을 재무제표에 기록했다. 이는 설탕 외에도 밀가루와 전분당 품목에 대한 공정위 조사가 이어지는 만큼, 추가 과징금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조치다. 실제로 지난해 기타영업외비용은 전년 53억원에서 4139억원으로 폭증했다.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은 지주사 삼양홀딩스로 이어졌다. 삼양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3조3483억원, 순손실 298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삼양사는 과징금 납부 등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 3월 2000억원의 단기차입을 결정하며 사실상 빚을 내 경영을 이어가는 처지다.

설탕과 밀가루 등 식품 소재를 주력 생산하는 삼양사가 지난해 수천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재무 악화에도 배당 규모는 전년 수준을 유지해 총수 일가 수익 보전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삼양사 설탕 브랜드 큐원. /이새롬 기자
설탕과 밀가루 등 식품 소재를 주력 생산하는 삼양사가 지난해 수천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재무 악화에도 배당 규모는 전년 수준을 유지해 총수 일가 수익 보전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삼양사 설탕 브랜드 큐원. /이새롬 기자

하지만 이러한 경영 위기에도 삼양사와 삼양홀딩스는 배당 규모를 유지했다. 삼양사는 보통주 1주당 1750원(우선주 1800원)씩 총 176억원을, 삼양홀딩스는 보통주 1주당 3500원씩 총 245억원을 배당했다. 삼양홀딩스는 삼양사 지분 61.8%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윤 회장 등 총수 일가가 삼양홀딩스 지분 41.8%를 쥐고 있다. 삼양사 배당금 중 100억원 이상이 지주사로 유입되어 총수 일가 배당의 핵심 재원이 되는 구조다.

삼양사는 지난해 11월 설탕 담합 사건으로 물러난 최낙현 전 대표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그룹 내 화학사업을 이끌었던 이운익 대표를 신임 수장으로 선임했다. 이후 삼양사는 공정위 조사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면적인 경영 쇄신안을 내놨다.

쇄신안에는 △가격·물량 협의 금지, 담합 제안 시 즉시 신고 △전 사업 부문의 영업 관행과 거래 프로세스 전수조사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 △전사 대상 담합 방지 컴플라이언스 교육 △영업·구매 부서 공정거래법 심화 교육 진행 △익명 신고 및 모니터링 강화 시스템 구축 등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삼양사는 소비자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소비자용(B2C)과 업소용(B2B) 모두 평균 4~6%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출 역성장과 적자 전환, 추가 과징금 우려가 겹친 '삼중고' 속에서도 배당 정책은 직전 연도와 동일하게 고수한 점은 총수 일가의 수익 보전에 치중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삼양사 측은 "배당은 지분비율에 따라 모든 주주에게 동일 조건으로 지급되는 주주환원"이라며 "특정 이해관계자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며 주주가치 제고는 정부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배당 역시 공정위 조사 결과와는 무관하게 실적과 재무 건전성, 중장기 재무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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