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정치
[주간政談<하>] 북한? 조선? 정동영 한마디에 불붙은 호칭 전쟁
국힘, 본회의 중 민주당 단체사진 촬영에 반발…내부선 원대 조기선출론
李 대통령, 중동대응에 '통합' 강조


정동영 통일부 신임 장관이 2025년 7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정동영 통일부 신임 장관이 2025년 7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헌일 기자]

◆정동영 장관, '한조관계' 표현…'헌법정신 위배' 지적도

-난데없이 북한 호칭 문제가 불거졌더라.

-맞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통일부와 통일연구원이 공동주최한 학술회의 개회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한조(남북) 관계 같은 표현을 썼어. 통일부 당국자는 같은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공론화를 통해 정해질 사안"이라고 밝혔고.

-이 문제가 민감한 이유는 뭐야?

-단순히 단어 선택이 아닌 '국가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의 문제여서야. 북한은 분단 상황을 전제로 한 내부적 호칭이고 조선은 상대 체제를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는 셈이지. 우리가 조선이라는 국호를 공식화하는 순간 국제사회에서는 '한국이 통일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신호로 읽힐 수도 있어. 단순히 말 한마디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법체계 전체를 건드릴 수 있는 사안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9월 13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AP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9월 13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AP

-헌법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오던데.

-핵심이 그거야. 헌법 3조가 한반도 전체를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고, 통일을 국가의 책무로 명시하고 있잖아. 이 틀 안에서 남북은 법적으로 '하나의 국가'야. 그런데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선이라는 국호를 쓰기 시작하면 스스로 '두 국가'를 인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는 거지. 헌법 정신과 정면충돌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야.

-북한은 이미 두 국가 선언을 해버렸잖아.

-맞아. 북한은 2023년 12월 적대적 두 국가를 공식화했고, 이후 표현도 북남 대신 조한 관계로 바꿨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국을 동족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하겠다"고 못 박았고. 남북 관계를 완전히 국가 대 국가로 재정의한 상태야.

-딱 떨어지는 답이 있을까?

-쉽지 않아. 북한은 대화 채널을 거의 닫은 상태고, 우리는 헌법과 국제적 메시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해. 통일을 유지하면서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충돌적이거든. '우리가 어떤 한반도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이기에 해법은 사회 전체 논의 속에서 나올 수밖에 없어.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 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 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사진 찍을 때냐"…정동영 해임안 표결에 사진 찍는 민주당 의원

-이 다정한 단체사진은 뭐야?

-이번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끼리 찍은 사진이야.

-논란이 됐던데.

-단체사진 자체는 흔하지. 문제는 '언제 찍었느냐'였어.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보고됐을 때였거든. 해임안을 발의한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는 도중이었어. 김 의원이 "정 장관이 초래한 외교·안보 역량 약화와 국익 위기를 방치할 수 없다"며 해임 필요성을 설명하는 와중에 민주당 의원 일부는 본회의장에서 퇴장했고, 남아 있던 일부는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의원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은 거지.

최혁진 무소속 의원과 김기표,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 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최혁진 무소속 의원과 김기표,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 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사실상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대놓고 무시한 장면으로 읽혔어. 국민의힘은 "야당 의원 발언을 허수아비 취급했다"고 즉각 반발했지. 발언 중인데 사진을 찍는 건 예의가 아니고, 동료 의원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고.

-단순 태도 논란만이 아니라 절차 문제까지 얽혀 있어. 해임건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내 표결해야 하는데, 이날이 4월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라 결국 표결도 못하고 폐기됐거든. 국민의힘은 보고 시점을 문제 삼으면서 '폐기 꼼수'라고 주장하고 있어. 민주당이 정 장관 해임안을 애초에 표결에 부칠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거지. 결국 본회의에 보고된 정 장관 해임 건의안은 4월에 추가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그대로 자동 폐기됐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8차 국무회의 겸 제6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8차 국무회의 겸 제6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다시 중동전쟁 대응…'내부 결속' 강조하는 李

-이재명 대통령이 출장에서 돌아온 뒤 다시 중동전쟁 대응에 몰두하는 분위기던데.

-맞아. 전쟁 여파가 여전한 데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결과도 알 수 없는 만큼 긴장을 풀지 말고 상황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반복해서 주문했어. 지난달 28일 충무공 탄신 기념행사에서는 "국민주권정부는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등불 삼고 국민통합의 강한 힘을 원동력 삼아 국난 극복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30일 수석보좌과회의에서는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앞으로도 별 일 없겠지'라는 순간의 방심이 민생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긴장감을 갖고 비상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 보면 좋겠다"고 주문했어.

-특히 대외적인 악재로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내부 결속의 필요성을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어. 충무공 탄신 기념행사에선 "외부에서 불어오는 거센 풍랑을 이겨내려면 내부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한 결속력은 필수"라며 "이순신 장군께서 불과 13척의 배로 10배가 훨씬 넘는 왜군 함대를 격파할 수 있었던 것도 장군부터 병사와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했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가진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국회의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가진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국회의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다음날 비교섭단체·무소속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특히 대외 관계에 있어서는 공적인 입장을 가져주면 좋겠다"며 "다른 나라도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라 다투더라도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서는 자해적 행위를 하는 경우는 찾기 쉽지 않다"고 통합을 당부했어.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의 반인권적 행위를 지적한 SNS에서 촉발된 논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정보 유출 논란 등 최근 외교적인 사안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강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메시지로 보여. 지난달 29일에도 일본 유조선 한 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쟁 이후 처음으로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일본은 이미 이달 초에도 천연가스 운반선 세 척이 빠져나왔다"며 "'외교 천재' 이재명 대통령은 어디서 뭘 하시나"라고 비꼬기도 했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선거는 뒷전, 마음은 이미 지선 후로…주도권 싸움 시작된 국힘?

-6·3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원내대표 조기 선출론'이 터져 나왔다고?

-응. 송언석 원내대표의 임기는 지선 이후인 6월 15일까지인데 당 일각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 선출 일정(5월 6일)에 맞춰 일정을 앞당기자는 주장이 나왔어. 명분은 "여당의 후반기 원 구성 공세에 새 사령탑으로 맞서야 한다"는 거지만, 실상은 선거 이후 구성될 수 있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주도권을 누가 쥘지를 두고 벌이는 계파 간 셈법 싸움의 전초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야.

-그런데 원내대표 조기 선출이 왜 당권 문제로 연결되는 거야?

-보통 선거에서 패배하면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비대위가 꾸려지잖아? 이때 새로 뽑힌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권한을 가질 수 있어. 선거 전에 자기 진영의 인물을 원내대표로 세워두면, 선거 패배 후 책임론이 불거질 때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어권'을 갖게 되는 셈이지. 지도부 공백 상태에서 당권 재편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장치를 미리 확보해 둘 수 있다는 거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용희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용희 기자

-선거 지원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의원들이 서울에 모여 당권 선거를 벌이겠다는 거네. 선거를 뛰는 후보들 입장에선 황당하겠어.

-바로 그 점 때문에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투톱이 선거를 전국적으로 진두지휘하는데, 우리는 원내대표 선거한다고 의원들이 (서울을) 왔다 갔다 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지선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직격했어.

-송 원내대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든 제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계파 간 수싸움은 이미 시작된 모양새야. '선거 승리'라는 눈앞의 과제보다 '당권'에 빠져 정작 중요한 민심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야.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hone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