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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화된 방산 빅딜…K-방산 호황에 풍산 '몸값 올리기' 나서나
협상 결렬됐으나 '가격' 놓고 풍산-한화 줄다리기 가능성
전략 재정비 후 다시 협상테이블 앉을 가능성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수출 무기인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수출 무기인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탄약사업부를 매각하려는 풍산과 이를 인수하려는 한화의 협상이 갑작스럽게 중단된 가운데, '가격'을 놓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방산업계 '빅딜'로 주목받고 있는 이번 협상의 향방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진행된 풍산 탄약사업 매각을 위한 비공개 입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단독으로 최종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면서 1대 1로 진행되던 협상이 약 일주일 만에 중단됐다.

풍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9일 탄약사업부 매각·인수 검토를 중단했다고 각각 공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경쟁력 강화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풍산의 탄약사업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풍산 방산부문에 대한 인수 검토는 중단됐다"고 밝혔고, 풍산은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탄약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중단 사유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매각가를 놓고 양측의 입장차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풍산 탄약사업부 매각가가 약 1조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풍산홀딩스가 갖고 있는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더한 대략적인 수치다. 여기에 최근 K-방산에 훈풍이 불고있는 만큼 풍산도 높은 수준의 매각가를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IG D&A(옛 LIG넥스원), 현대로템, 심팩 등 이번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던 업체들이 최종 불참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단독으로 입찰에 나서면서 경쟁을 통한 가격 올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화는 시장에서 거론된 1조5000억원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인수하기를 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풍산이 이번에 매각하려는 탄약사업은 현재 풍산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알짜'다. 우리 군이 사용하는 주요 탄약을 독점 생산 중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알짜 사업을 풍산이 매각하려는 배경에는 경영권 승계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류진 풍산 회장의 장남인 로이스 류(한국명 류성곤)가 지난 2010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2세로의 승계가 불가능해졌기 때문. 최근 개정된 방위사업법상 방산업체 경영권은 한국 국적 보유자만 확보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방산이 주력 사업으로 급성장한 한화는 풍산의 탄약사업에 군침이 도는 상황이다.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풍산의 155㎜ 포탄을 공급받아 K9 자주포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풍산의 탄약사업을 한화가 인수하면 포와 탄을 아우르는 화력 체계 구축이 가능해진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여파로 포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화가 풍산 탄약사업을 인수할 경우 포와 탄의 사업적 시너지는 물론이고 방산업계에서 한화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는 평가다.

매각가에 대한 입장차로 이번 협상은 중단됐지만 업계에서는 양측이 전략을 재정비한 이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풍산과 방산 수직계열화가 필요한 한화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방산 훈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풍산이 탄약사업부 몸값을 얼마나 올릴지가 관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K-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탄약 생산을 거의 독점 중인 풍산이 조급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한화는 탄약사업을 인수해 방산 수직계열화가 이뤄질 경우 독점에 따른 규제 이슈 등이 불거질 수 있는데다 최근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논란으로 과도한 투자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방산 분야의 인수합병은 방위사업법상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 당장 제3의 원매자를 찾기 어려운 만큼 풍산과 한화가 다시 빅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방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이번 빅딜을 향한 업계 관심도 뜨겁다"며 "당장은 협상이 중단됐지만 적정한 매각가를 놓고 양측의 물밑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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