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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이 끌고 IB가 멈췄다…증권사 실적 구조 '경고등'
NH·KB·신한 등 주요사 분기 최대 실적 기록
IB 수익은 감소…대형 IPO 부재·PF 부진 영향


국내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했지만, 브로커리지·WM 중심 성장과 달리 IB 부문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더팩트DB
국내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했지만, 브로커리지·WM 중심 성장과 달리 IB 부문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내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했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성장세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 보다 구조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증시 활황과 거래대금 급증에 힘입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자산관리(WM) 부문의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지만, 투자은행(IB) 부문의 성장 정체와 리테일 중심 수익 구조 심화는 향후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체질 개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6367억원, 순이익 4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0.3%, 128.5%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KB증권 역시 영업이익 4531억원, 순이익 3502억원으로 각각 102.6%, 92.8% 늘었고, 신한투자증권은 영업이익 3864억원, 순이익 2884억원으로 각각 228.5%, 167.4% 급증했다. 하나증권도 WM 부문 호조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호실적의 핵심 동력은 리테일 부문이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코스피 상승세에 따라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실제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은 전년 대비 30~40% 증가한 반면, IB 부문 수익 증가율은 약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과 대형 기업공개(IPO) 부재, 금리 부담에 따른 회사채 발행 둔화 등으로 IB 시장 전반이 상대적으로 침체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역시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NH투자증권의 IB 수수료 수익은 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고,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각각 29.7%, 24.0% 줄었다. 반면 WM과 브로커리지 부문은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며 증권사들의 실적을 사실상 떠받쳤다.

문제는 이러한 리테일 중심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증시 환경이 우호적일 경우 대형사는 플랫폼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 대규모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거래대금을 흡수하며 수익 확대가 가능하지만, 중소형사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어려워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국내 리테일 시장 점유율의 약 75%가 상위 10개 대형 증권사에 집중돼 있는 반면, 중소형사의 점유율은 10% 남짓에 불과하다.

결국 증권업계 내 경쟁 구도는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대형사 중심 재편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융권 전반에서 요구되는 '생산적 금융' 역할, 즉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기업금융·대형 딜 소싱 등 실물경제와 연결된 모험자본 공급 기능은 여전히 IB 부문 강화 없이는 한계가 뚜렷하다.

여밀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PF 리스크 현실화와 규제 강화로 기존 PF 중심 사업모델의 지속 가능성이 약화됐다"며 "대형 증권사들은 WM 전담조직 강화, 패밀리오피스 확대, 금융상품 손익 확대, 해외 점포 확충과 글로벌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수익 구조 다변화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형 증권사들은 단기적으로 리테일 시장 호황의 수혜를 누리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WM·글로벌·대체투자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구조적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PF 부진과 플랫폼 경쟁력 열세 속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2분기 이후 전망 역시 이러한 구조적 차별화 가능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거래대금과 운용·평가손익 측면에서 1분기가 정점일 가능성이 높고, 중동 리스크와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금리 불확실성 확대는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PF 부담 확대와 IB 둔화가 지속될 경우 단순 브로커리지 중심 성장만으로는 실적 모멘텀 유지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및 운용·평가손익이 1분기가 정점일 가능성이 크고, 최근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PF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2분기 이후에는 증권주 전반보다는 사업 구조와 체력이 뒷받침되는 종목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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