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도 이제는 팝업 시대

TV 예능이 더 이상 '보는 콘텐츠'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인기 프로그램들은 방송을 넘어 팝업스토어와 굿즈, 체험형 공간으로 확장되며 하나의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시청자는 화면 밖으로 나와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고 인증하며 참여한다. 이는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높이는 새로운 전략이자 팬덤 문화를 기반으로 한 수익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예능 IP의 상업화가 콘텐츠 본연의 재미와 진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공존한다. 이에 <더팩트>는 TV 예능의 오프라인 확장 사례를 통해 '보는 예능'에서 '노는 예능'으로 변화하는 흐름과 그 명암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TV 예능프로그램이 단순히 웃음을 주며 시청률을 겨루던 시대는 지났다. 인기 프로그램의 캐릭터와 콘셉트는 화면을 벗어나 상품이 되고 공간이 되며 하나의 브랜드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방송가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 중 하나는 IP 확장이다. 과거 굿즈 제작이나 단순 협찬에 머물렀던 수준을 넘어 이제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담은 오프라인 공간을 조성하고 시청자가 직접 그 세계관의 주인공이 되게 만든다.
다만 지금까지는 대부분 드라마나 시리즈에 국한됐던 오프라인 확장이다. 실제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디즈니+ '나인 퍼즐' 등은 최근 공개를 앞두고 체험형 팝업을 진행하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끈 바 있다.
나아가 이제는 예능도 IP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앞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에 오픈한 tvN '지구오락실' 팝업이다.
2022년 첫 시즌을 시작해 당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던 '뿅뿅 지구오락실'은 출연진들이 우주 최고의 핫플 '우주 떡집'에서 지구로 탈출한 토롱이를 잡기 위해 다양한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치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멀티버스 액션 어드벤처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세계관 속 캐릭터 토롱이는 방송 이후 독자적인 팬덤까지 형성됐을 정도로 프로그램의 마스코트로 활약했다.
이에 힘입어 '지구오락실'은 세계관 속 우주 떡집을 오프라인으로 옮겨온 성수동 팝업스토어 '우주 떡집'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지구오락실M: 숨은 토롱 찾기'도 출시했다.
MBC '나 혼자 산다'의 오랜 마스코트 곰인형 윌슨 또한 단순한 소품을 넘어 프로그램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며 꾸준히 관련 상품과 전시로 변주되고 있다. MBC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무한도전' 또한 지난해 20주년을 맞아 기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MBN '천하제빵'은 지난 3월 팝업스토어를 통해 방송 중 경연에 나왔던 빵들을 직접 맛볼 수 있게 하는 공간을 마련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정선군이 직접 나서 프로그램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정선빵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tvN '방과후 태리쌤'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ATTAG!존에서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이번 팝업 스토어의 핵심은 프로그램 콘셉트와 걸맞는 '방과후 연극반'이다. 현장은 '방과후 태리쌤'의 분위기를 담아낸 방과후 연극반 공간으로 꾸며졌다. 즉 프로그램이 지닌 정서와 분위기를 현실 공간으로 확장하는 자리인 것.
'지구오락실'과 '나 혼자 산다'가 각각 콘셉트와 캐릭터를, '천하제빵'은 음식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방과후 태리쌤'은 공간을 강조한 사례인 셈이다. 저마다 다른 방식이지만 모두 예능 IP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방송 관계자는 <더팩트>에 "콘텐츠의 홍수가 일어나는 현시점에서 시청자를 붙잡아두기 위한 '팬덤 락인(Lock-in, 묶어두기) 전략'이 필수가 됐다"며 "오프라인 행사는 시청자가 프로그램의 세계관을 직접 느끼게 함으로써 단순한 시청을 넘어선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팝업스토어 기획 경험이 있는 업체 관계자는 "MZ세대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보다 그 공간에서의 '경험'과 이를 SNS로 공유하는 '인증' 과정을 하나의 놀이 문화로 인식한다"며 "예능 IP는 이미 구축된 서사가 있기 때문에 일반 브랜드 팝업보다 대중의 몰입도가 압도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팝업스토어는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니라 콘텐츠의 연장선으로 기능한다. 프로그램 속 세계관을 오프라인에 구현해 팬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SNS 확산도 이뤄진다. 방문객들이 남긴 사진과 영상은 또 다른 홍보 콘텐츠가 되며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연장한다.
이처럼 TV 예능은 현재 시청률을 넘어 '얼마나 오래, 그리고 넓게 소비되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동시에 시청자에게는 콘텐츠를 즐기는 다각적인 통로를 제공하는 중이다. 진화하는 예능 IP 전략 속에서 '보는 예능'은 점차 '경험하는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계속>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