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신한 우위, 증권·자산운용 등 비은행 체력이 승부 갈라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KB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신한금융그룹과의 리딩금융 격차를 다시 벌렸다. 은행만 놓고 보면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을 앞섰지만, 증권과 자산운용 등 비은행 실적이 힘을 보태면서 그룹 전체 승부는 KB 쪽으로 기울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2026년 1분기 지배기업지분순이익은 1조8924억원으로 신한금융의 1조6226억원보다 2698억원 많았다. 전년 동기 양사 순이익 격차가 209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차이가 608억원 더 확대됐다. 양사 모두 분기 기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냈지만, 리딩금융의 무게추는 KB 쪽으로 더 기울었다.
이번 1분기 승부처는 은행이 아니라 비은행이었다. 실제 KB의 비은행 진영은 숫자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KB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3478억원으로 신한투자증권 2884억원을 웃돌았다. KB손해보험은 2007억원, KB국민카드는 1075억원, KB라이프는 798억원, KB자산운용은 33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단순 합산 성격의 비교이긴 하지만, 그룹 순익에서 은행을 제외한 이익 규모는 KB가 7914억원, 신한이 4655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KB가 은행 한 축이 아니라 여러 계열사에서 이익을 분산해 쌓았다는 뜻이다. KB의 비은행 순익 기여도는 43%까지 확대됐다.
특히 이번 실적은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강조해 온 '비은행·비이자 수익 강화' 기조와 맞물린다. 은행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금리 하락기에는 수익성 방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증권·보험·자산운용 등 계열사의 이익 기반을 넓혀 온 전략이 1분기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역시 '내실 성장'과 자본 효율성 제고를 앞세워 핵심 계열사 경쟁력 강화와 비은행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번 1분기에는 신한은행이 은행 부문에서 앞섰음에도 그룹 전체 순위에서는 KB에 밀렸다. 신한이 은행 중심 안정성에서 강점을 보였다면, KB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그룹 수익 다변화에서 우위를 점한 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수익성 지표도 KB 우위가 뚜렷했다. KB의 1분기 ROE는 13.94%로 신한의 11.91%보다 2.03%포인트 높았다. 보통주자본비율(CET1) 역시 KB가 13.63%로 신한의 13.19%를 웃돌았다. 핵심 이익창출력으로 볼 수 있는 충당금적립전이익도 KB가 3조2208억원으로 신한 2조7339억원보다 컸다. 여기에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KB 4932억원, 신한 5125억원으로 KB가 더 적었다. 많이 벌고 덜 깎인 구조였다는 얘기다.

다만 KB에도 숙제는 남아 있다. 은행 본체 경쟁력만 놓고 보면 신한이 앞섰다. 1분기 신한은행 순이익은 1조1571억원으로 KB국민은행의 1조1010억원보다 561억원 많았다. 카드와 생명보험에서도 KB가 우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신한카드 순이익은 1154억원으로 KB국민카드를 79억원 웃돌았고, 신한라이프는 1031억원으로 KB라이프보다 233억원 많았다. KB의 보통주자본비율(CET1) 역시 신한보다 높았음에도 전분기 말 13.82%에서 13.63%로 19bp 하락했다.
양사 CFO의 메시지도 갈렸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전무는 실적 발표에서 "전통적 은행 산업에 있어서는 위기로 인식될 수 있는 머니무브의 물결을 비이자·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며 그룹의 전체 펀더멘털이 한층 더 레벨업됐다"고 말했다. 장정훈 신한금융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 수익성 개선과 포트폴리오 재편 가능성을 언급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리딩금융 경쟁의 관전 포인트가 '은행 순익 1위'에서 '그룹 포트폴리오의 완성도'로 옮겨가고 있다고 본다. 금리 인하 가능성과 자본시장 변동성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이자이익만으로는 격차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 회장 체제의 KB가 1분기에는 비은행 체력을 앞세워 신한과의 차이를 벌렸지만, 이 흐름을 연간 실적으로 이어가려면 은행·카드·보험까지 고르게 끌어올리는 균형 성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리딩금융 경쟁이 은행 실적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증권·보험·카드까지 포함한 그룹 종합전으로 바뀌고 있다"며 "KB가 1분기에는 한발 앞섰지만 금리 환경 변화와 자본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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