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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하면 의료사고 의사 기소제한' 국회 통과…의전원법도 처리
환자·유족 국민 재판 권리 침해 반발···"생명 안전 위협"
전공의들 "기소제한 '중과실 조건'도 없애야"


204년 3월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종합병원에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임영무 기자
204년 3월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종합병원에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보건복지부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시 배상하면 의료인 기소를 못하도록 하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사고분쟁조정법)'과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신청한 청년에 첫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정된 의료사고분쟁조정법은 필수의료 행위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따른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임의적 형 감면 규정을 두고, 의료인이나 병원이 피해자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특례를 담았다. 피해자의 형사 고소, 경찰 수사, 검찰 기소, 법원 재판을 제한하는 것이다. 필수의료 행위 범위는 '중증, 소아, 응급, 분만, 외상 등' 국민 생명과 신체에 중대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의료행위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또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만들어 필수의료 행위와 중과실 여부를 판단해 의료사고를 낸 의사의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손해배상금 대불제도 폐지도 담겼다.

해당 법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말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의료사고 시 합의 등이 이뤄지면 형사처벌하지 않는 특례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후 개정안이 발의됐다. 환자단체연합회, 대한변호사협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환자와 시민사회는 환자와 유족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반대했지만 법안은 네 달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환자들과 법조계가 가장 문제로 보는 지점은 공소제기 불가 특례다. 의료사고 시 의사 과실을 비전문가인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는 현재 사법 체계에서 의료과실 근거를 밝혀낼 수사와 기소를 막아 재판받을 헌법상 권리를 막았다는 입장이다. 진료 과정에서 생명과 안전을 위한 노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해왔다.

수사특례와 형사특례를 적용 받는 필수의료 범위도 과도하게 넓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법안은 필수의료 행위 범위로 중증, 소아, 응급, 분만, 외상 '등'이라고 명시해 적용 범위를 넓힐 여지를 뒀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응급, 중증외상, 분만, 중증소아로 한정하고, 대통령령이 아닌 법률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위험·고난도 의료행위가 수반되지 않는 암, 희귀난치성질환,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등까지 포괄하는 의미인 '중증'이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포함돼선 안된다고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의료변호사협회는 위헌성을 지적해왔다. 필수의료행위로 발생한 중상해와 사망 사고에 공소를 제한하는 형사처벌 특례 규정은 국민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제 보건의료인이 민사상 손해배상을 하면, 의료사고 피해 환자가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입어도 형사 기소할 수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위헌적 소지가 뚜렷하고 환자 구제라는 법 취지마저 망각한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바로잡아야 한다. 이제라도 의료인 이해관계가 아닌 국민의 안녕을 최우선 가치에 둘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의료사고분쟁조정법 통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기소제한에 대한 중과실 요건 폐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중증·핵심 의료에 대한 보장을 더욱 강화하고 법안 및 하위 법령에서 '중과실'이라는 독소 조항을 철폐해야한다"며 "의료진에 대한 형사 특례 조항은 선택적 혜택이아니라, 무너져가는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 형태, 공공의료 특화 교육과정 운영, 학비 등 지원, 공공의료 분야 15년 의무복무 등 내용이 담겨 있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청년 세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확대해 노후소득 보장 수준을 강화하기 위해 청년 생애 최초 연금보험료 지원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다만 당초 발의안은 최초 가입연령인 18세 청년 모두에 국가가 보험료를 자동 지원하는 내용이었지만, 보건복지위원회 논의과정에서 신청한 청년만 지원하자는 보건복지부 의견이 반영돼 복지위와 법사위를 통과했다. 모든 대상 청년이 아닌 신청한 자만 지원한다. 복지부는 해당 제도 홍보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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