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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 민원수·증가율 1위 '굴욕'…고객 불만 왜 쏠렸나
그린광학 상장일 전산장애 사고에 발목
"MTS 문제 아닌 통신사 사고…적극 보상·자율조정 될 것"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영증권에 연간 접수된 민원은 총 930건으로 전년 대비 45배 넘게 급증했다. /더팩트 DB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영증권에 연간 접수된 민원은 총 930건으로 전년 대비 45배 넘게 급증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가치 투자 명가로 불리는 신영증권이 금융당국의 민원 성적표에서 낙제점을 받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민원 건수가 전년 대비 45배 넘게 폭증하며 금융권 내 민원 건수와 증가율 모두 압도적 1위라는 불명예를 안은 결과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지난 22일 발표한 '2025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영증권에 접수된 민원은 총 93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20건 대비 무려 4550% 급등한 수치다.

영업 규모를 고려한 활동계좌 10만 좌당 환산 민원 건수에서도 신영증권은 158건을 기록해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한 1위를 차지했다. 메리츠증권(7.1건), NH투자증권(3.6건), 키움증권(2.1건), 토스증권(2.0건), 한국투자증권(1.7건) 등 2위부터 주요 증권사 대다수가 10건 미만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영증권의 지난해 민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주된 원인으로는 지난해 발생한 전산장애 사고가 꼽힌다. 신영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그린'은 지난해 11월 27일 일부 고객들에 대한 계좌에서 약 1시간가량 접속과 매매 등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이 적기에 대응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특히 사고 당일은 신영증권이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맡은 코스닥 새내기주 그린광학의 상장 첫 날이었다는 점에서 화근이 됐다. 당시 그린광학은 상장 직후 공모가(1만6000원)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하면서 장중 5만5000원까지 치솟는 '따상' 이상의 분위기를 형성했다. 변동성이 극심한 시점에 매도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의 분노가 금감원 민원으로 고스란히 이어진 셈이다.

조사 결과 장애 원인은 신영증권 내부 전산시스템이 아닌 통신사의 네트워크 문제로 파악됐다. 다만 매매 주관사로서 MTS 안전성 관리에 미흡했다는 비판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신영증권은 사태 수습을 위해 역대 전산장애 보상액 중 최고 수준인 주당 4만7000원을 보상안으로 산정하며 적극적인 피해 구제에 나서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전산장애 관련 판례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장애시간 중 거래량 가중평균가격(VWAP)인 3만3595원을 웃도는 결정이다.

신영증권도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린광학 사고에 따른 민원 폭증이 구조적인 결함이 아닌 특정 시점에 발생한 일회성 사고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해석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사고 직후 파격적인 보상안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합의에 나선 만큼, 향후 자율조정 과정을 거치면 실질적인 민원 수치는 예년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금감원 민원은 회사와 고객 간 합의가 이뤄지면 자율조정 성립으로 분류돼 향후 통계 산정 시 참작되는 경향이 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전산 장애라는 특수한 일회성 요인이 연간 통계 집계 직전에 발생하면서 수치가 일시적으로 급등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평소 민원 발생 건수가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해왔던 만큼, 회사가 의도적으로 관리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사고 직후 전례 없는 수준의 보상안을 마련해 고객 소통에 주력해왔으며, 현재 상당수 민원이 원만히 합의돼 자율조정이 진행 중"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수치는 자연스럽게 예년의 안정적인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신영증권의 민원 1위 기록이 해소 가능한 일시적 악재더라도 신영증권의 소비자 보호 시스템에 경종을 울렸다는 시각도 나온다. 고객 거래권을 보장할 수 있는 근본적인 IT 인프라 개선도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이번 발표를 통해 금융사의 자율적 민원 처리 역량과 소비자 보호 거버넌스 확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단순히 사고 후 보상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사고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 안정성 인프라 투자와 내부통제 강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취지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감독체계 구축을 통한 소비자 피해예방을 강화하겠다"며 "금융회사 소비자보호 인력의 전문성 및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 역할 강화 등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확립을 통한 자율적 소비자 피해 구제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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