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미중회담...북미회담 계기 앞두고 수습해야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이 연일 논란이다. 미국이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했다고 알려지면서 한미 간 신뢰 문제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정 장관은 공개된 자료에 기초한 정책 설명이었다고 반박했지만, 한미 간 오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 장관으로서는 억울함을 느낄 법하다. 미국은 정 장관의 지난달 6일 국회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이미 정 장관은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에서 구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때는 아무 말 없다가 아홉 달이 지나서 느닷없이 이 문제를 들고나온 저의가 의심된다"는 그의 입장을 이해 못 할 바 아니다.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 조치가 정 장관의 발언만으로 이뤄진 건 아니라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은 4~5개 사안에 이의를 제기했는데 정 장관의 '구성' 발언은 순서상 또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논란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괜한 억측이 들기도 한다"는 그의 말은 정황상 일리는 있어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남북 관계 진전이 전혀 없는 답답한 마당에, 때아닌 논란과 정치권에서는 경질까지 요구하니 오죽하겠는가.
정 장관이 뜻하지 않는 논란에 휩싸였더라도 이를 풀어나가는 건 온전히 그의 몫이다. 한미 간 신뢰 문제까지 번지는 상황을 억울함만으로 수습할 수 없다. 시기적으로도 엄중하다. 다음 달이면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한 북미회담 성사가 남북 관계 개선의 실마리로 작용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한미 간 오해가 풀리지 않는다면 북미회담에서 우리가 개입할 여지가 자칫 좁아질 수 있다.
북한은 중국과 전면적 관계 복원을 이뤘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6년 7개월 만에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양국 간 사전 조율이 이뤄졌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도 준비가 됐는데 한미 관계에 불확실성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정 장관에게 제기될 책임론은 지금보다 더 거셀지 모른다.
정 장관은 취임 10개월을 앞두고 있다. 그의 인생에서 10개월은 위기를 기회로 반전하는 시간이었다. 17대 대선 여당 후보로 패배해 탈당과 복당을 거치며 재기에 성공한 것도, 31대 통일부 장관으로 막혀 있던 남북 대화를 뚫어낸 것도 모두 10개월 만이었다. 정 장관은 세 번째 10개월의 문턱 앞에 서 있다. 그가 위기를 극복하고 국면을 전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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