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손끝에서 '조형 언어'로 다시 태어난 자연의 조각

[더팩트 l 순천=김영신 기자] 남도의 강과 바다의 돌이 예술로 다시 태어났다. 무심히 발길에 차이던 돌멩이들이 색을 입고 작품이 되어 관람객을 맞는다.
전남 순천 문화의 거리 작은 갤러리 '하얀'에서 이설제 작가의 이색 전시 '불안정한 규칙'이 열리고 있다.
이름 모를 강과 바다에서 수집한 돌들은 작가의 손을 거쳐 전혀 다른 모습이 됐다. 거칠고 투박한 표면은 사라지고, 색과 형태가 더해진 다양한 모양의 돌들이 하나의 조형 언어로 재구성됐다. 알 듯 모를 듯 나름의 메시지를 품은 작품들은 공간의 중심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붙든다.
이번 전시는 '평범함 뒤집기'에 가깝다.

무심히 지나치는 자연의 파편을 끌어와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과정, 그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불균형 속 균형, 불안정한 규칙'이다.
작가는 2년 전부터 순천·광양·구례·곡성·고흥·보성·강진 일대를 돌며 돌을 수집했고, 세척과 건조, 수차례 기초 페인팅을 거쳐 색을 입혔다. 여기에 형태와 조화를 고려해 재료를 재구성했다.
작업 과정은 단순한 수공을 넘어선다. 색을 입히기까지 반복되는 기초 작업, 의도한 형상을 구현하기 위한 돌의 선택과 배치는 수차례 시행착오를 동반했다. 자연의 거친 물성과 인위적 개입이 충돌하면서도 결국 조화를 이루는 지점, 그 긴장감이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 반응도 갈린다. "돌에 색만 칠한 것 아니냐"는 반응과 "무채색 돌이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느냐"는 놀라움이 교차한다.
이 작가는 "불안정성을 정동적 구조와 조형적 조건으로 전제하고 작업을 했다. 불안정은 단순한 심리 상태가 아니라 작품을 구성하는 핵심 원리로 작동했다"며 "이번 전시는 조형과 평면을 가로지르는 긴장감을 통해 감각과 사유가 교차하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객 김지희 씨는 "평상시 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며 "우리가 그냥 무심히 지나치는 것들 속에서 어떤 가능성이 숨어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그런 평범하고도 특별한 전시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작가는 전남 나주 출신으로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시각디자인학과와 대학원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대학 강단과 공공미술 프로젝트, 아트페어 등을 넘나들며 광주·전남 지역에서 활동해 온 중견 작가다.
순천문화재단 기획전과 국내외 아트페어, 공공미술 프로젝트 감독 등을 맡으며 지역 미술계에서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 왔다. 최근에는 과거 작품을 디지털 에디션으로 확장하는 등 표현 방식의 실험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일에 개관한 이번 전시는 전라남도문화재단 창작 공모 지원사업으로 마련됐으며, 당분간 전시는 계속된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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