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신안=최치봉 기자] 전라도 음식의 상징으로 꼽히는 흑산 홍어의 '명성'이 위태롭다. 바다수온 상승과 어획량 감소 탓이다. 정부의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도 유명무실해 남획을 부추기고 있다.
17일 전남 신안군에 따르면 흑산 참홍어 생산량은 지난 2023년 440t(위판액 58억 9200만 원), 2024년 436t(48억 7900만 원), 2025년~올해 4월 현재 310t (43억 6000만 원) 등으로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신안수협 흑산지점 양현우(30) 경매사는 "산란철 금어기를 한 달 남짓 앞둔 요즘 한창 출하가 이뤄져야 하지만 위판량은 평년을 크게 밑돌고 있다"며 "흑산·홍도 일대 등 근해 어획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급이 줄면 가격이 상승하지만, 홍어 시장에서는 이같은 일반적 경제법칙도 예외다. 홍어 암컷 최상급(8㎏) 마리당 위판가는 지난해 14만~60만 원(명절 즈음)이었다. 올해 현재는 10만~11만 원으로 크게 내렸다. 그 아래 3~7㎏짜리 중치급들은 10만 원 이하에서 거래된다. 흑산 해역에서 수십년째 근해연승(줄 낚시)어선을 운영 중인 이상수(62) 씨는 "해마다 홍어 어획량이 줄면서 40~50km 이상 멀리 떨어진 곳까지 조업을 나가기 일쑤"라며 "기름값 등 비용 감당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획을 방치하는 정부의 탁상행정 탓도 크다"고 불만을 털어왔다.
그는 지난 2009년 도입된 총허용어획량(TAC) 제도가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홍어는 전통적으로 주낙(줄낚시)으로 잡아왔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홍어 음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연근해 자망이나 3중자망 등 그물을 이용한 어선들이 서해로 몰려들었다. 해양수산부는 각 지자체를 통해 홍어 어획 총량을 할당했다. 자망 어선들은 저서 생물인 홍어를 잡기 위해 어구가 바다 밑바닥에 닿도록 구조를 변경한 뒤 마구잡이로 남획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산 홍어는 흑산도 주변 보다는 어청도, 군산, 태안 등 서해안 일대에서 훨씬 많이 잡힌다. 이들이 잡은 홍어는 수협 위판장 등을 거치지 않고 시장에 내다 팔리기 때문에 총허용어획량 제도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21년 흑산도 홍어잡이를 국가중요어업유산(제11호)으로 지정했다. 최소 250년 이상 역사를 가진 흑산도 홍어잡이를 고유의 어업자산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해서다. 앞서 산란철 금어기 지정·운영, 총허용어획량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10년 이후부터 어자원이 이전 보다 획기적으로 늘었으나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흑산 지역에서는 현재 20~29t급 어선 7척이 주낙이나 걸낙 등 전통 방법으로 홍어잡이를 하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홍어는 한번에 수만개의 알을 품는 다른 어종과 달리 번식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며 "남획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할 경우 조업 제한 등의 조치로 이를 복원하는 데는 최소 20년의 세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개체수 보전 또는 증가를 위해서는 정부의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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