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협력법상 사전·사후 신고해야

[더팩트ㅣ정소영·김시형 기자]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이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북한 대남공작원 리호남을 만났다고 국회에서 증언한 가운데, 통일부에는 해당 접촉과 관련한 사전·사후 신고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방 전 부회장은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났다고 국회에서 증언했지만 통일부에는 사전·사후 신고를 하지 않았다. 같은 시기 김성태 전 회장도 리호남 접촉에 대한 통일부 사전·사후 신고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남북한 주민 접촉)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 주민과 회합·통신 등 방식으로 접촉하려면 통일부 장관에게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경우엔 사후 신고도 가능하다. 이를 위반할 시 남북교류협력법 제28조의2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방 전 부회장은 지난 14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대북송금 사건 청문회에서 "리호남을 필리핀에서 직접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리호남이 김 전 회장이 머물고 있던 마닐라 오카다 호텔 후문 쪽으로 왔고 시간은 초저녁이었다"며 "이후 제가 김 전 회장의 방까지 그를 안내했다"고 말했다. 방 전 부회장은 "돈을 준비해 갔기 때문에 아마 거기서 (김 전 회장이)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방북 대가로 (돈을) 드린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리호남의 참석 여부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항소심부터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은 2019년 7월 필리핀언론인협회 초청장에 기재된 북측 대표단 명단(리종혁·송명철·조종철·박명철·박철룡·리근영)에 리호남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법원은 김 전 회장 등이 2019년 7월 필리핀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 국제대회 기간 리호남을 만나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비 명목으로 7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인정해 이 전 부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리호남은 북한 공작원으로 다수의 가명과 위장 신분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며 "대회 공식 초청자 명단에 없다거나 참석자들이 본 적 없다는 진술만으로는 신빙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3일 국조특위 기관보고에서 "리호남이 7월 22~24일 필리핀이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고, 7월 26일에는 또 다른 제3국 체류 사실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당시 대회 준비를 총괄한 김국훈 동북아평화협력네트워크 의장도 지난 14일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리호남이 올 수 없는 구조였고 당시 북경에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역시 리호남이 왔다면 움직였을 텐데 당시 호텔에서 이동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을 지낸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도 같은 날 청문회에서 "필리핀은 2017년 12월부터 생체정보에 기반한 출입국 심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위조 여권들을 만들어 영화처럼 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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