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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악뮤, 그 자체로 완전한 개화
7년 만의 정규 앨범 '개화' 발매
YG서 독립 후 첫 앨범으로 가치 증명


악뮤(왼쪽부터 이찬혁 이수현)가 지난 7일 7년 만의 정규 앨범 '개화'를 발매했다. 12년간 동행한 YG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한 뒤 첫 앨범이다. /영감의 샘터
악뮤(왼쪽부터 이찬혁 이수현)가 지난 7일 7년 만의 정규 앨범 '개화'를 발매했다. 12년간 동행한 YG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한 뒤 첫 앨범이다. /영감의 샘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발상과 언어는 여전히 재치 넘치고 감성은 더 깊어졌다. 이제는 대형 기획사도 없고, 별다른 홍보조차 하지 않는데 1위다. 듀오 악뮤(AKMU)가 음악과 존재 그 자체로 완전한 개화기를 열었다.

악뮤(이찬혁 이수현)는 지난 7일 4번째 정규 앨범 '개화'를 발매했다. 2014년 정식 데뷔 후 1집 'PLAY(플레이)'와 2집 '사춘기'를 지나, 2019년 3집으로 '항해'를 떠났던 악뮤는 7년 만에 새 정규 앨범으로 돌아왔다. 앨범 제목만으로도 성장 서사를 함축하는 악뮤는 새 정규 발매를 앞두고 독립이라는 큰 전환점을 맞았다. 그리고 그 끝엔 악뮤의 오롯한 개화가 있다는 걸 이 앨범 '개화'가 보여준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전곡 작사 작곡 편곡을 한 이찬혁은 자신이 발견하고 느끼고 바라본 세상으로 청자들을 초대한다. 조금 다른 시선과 마음가짐으로 바라보는 세상엔 뭔가 다른 게 있다고 말하는데, 그 방식이 자아도취도 아니고 호소도 아니고 설득도 아니라 그저 담담하게 펼쳐내는 이야기라 아주 편안하다. 그 안에 재치와 서정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악뮤만의 방식이다.

이찬혁 이수현 두 사람은 긴 항해를 통해 발견한 각자의 강점과 취향을 '개화'로 활짝 피워냈다. 타이틀곡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을 비롯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햇빛과 그늘을 악뮤만의 시선으로 풀어낸 11개의 트랙 '소문의 낙원', '봄 색깔', '벌레를 내고',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 '햇빛 bless you', 'Tent', '어린 부부', '옳은 사람', '우아한 아침 식사', '난민들의 축제', '얼룩'이 수록됐다.

모든 앨범이 나름의 이유로 트랙 배치가 이뤄지겠지만, 이 앨범의 곡 순서는 특히 더 주목할 만하다. 많은 가수들이 하나의 큰 주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여러 곡을 수집한 뒤 트랙 배치를 한다. '개화'를 듣고 가사를 보면, 아예 긴 호흡의 이야기 하나를 쓴 뒤 그 흐름으로 챕터를 나누고 제목을 붙였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끄럽다.

악뮤는 '잠깐 앉아요 따뜻한 스프와 고기가 있어요 지친 나그네여/도시에선 절대 알 수 없는 게 있죠 TV에선 절대 볼 수 없는 게 있죠'('소문의 낙원), '저 꽃들도 다시 시작하려나 보려고들 삼삼오오 모여드는 게 우린 다 비슷하게 피어났어라 우리는 봄 색깔'('봄 색깔')처럼 동화를 읽어주듯 아기자기하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벌레를 내고'는 '열두 마리의 벌레를 내고 기차를 탔지 굉장히 멋진 모험이었어/외투 속에 스며든 풀 냄새 간밤에 꿈을 꾸겠네'처럼 기발한 발상과 표현 그리고 시적인 표현의 조화는 이찬혁만의 언어다. 이를 통해 '감기는 눈꺼풀이 아쉬워 잘그락대는 나의 영혼 시간은 짧고 누릴 것은 많구나'라는 '개화'의 시작을 유쾌하고 진중하게 알린다.

앨범 제목만으로도 성장 서사를 함축하는 악뮤는 새 정규 발매를 앞두고 독립이라는 큰 전환점을 맞았다. 그리고 그 끝엔 악뮤의 오롯한 개화가 있다는 걸 이 앨범 '개화'가 보여준다. 사진은 앨범 커버 이미지. /영감의 샘터
앨범 제목만으로도 성장 서사를 함축하는 악뮤는 새 정규 발매를 앞두고 독립이라는 큰 전환점을 맞았다. 그리고 그 끝엔 악뮤의 오롯한 개화가 있다는 걸 이 앨범 '개화'가 보여준다. 사진은 앨범 커버 이미지. /영감의 샘터

타이틀곡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은 가장 진중하게 삶에 접근한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쫓아내지 말고 품어주어라 아주 예쁜 돌이 된단다', '햇빛 뒤에 그늘이 있는 건 사랑스러운 모습이야/밝은 미소를 짓지 않아도 사랑할 이유가 많단다'처럼 서정적이면서도 상처 받은 아이를 어루만지듯 용기를 북돋운다.

그러고나서 함께 앞으로 나아간다. '조금 맹해도 좋아요 싱거워도 좋아요 좀 늦어도 좋아요 마음에 사랑이 있다면'('햇빛 bless you'), '옳은 사람이 어딨죠 그른 사람이 어딨죠 싸움을 멈추고 우리 사는 동안에 서로에게 미소를 건넵시다'('옳은 사람'), '저마다의 정원을 가꾸자'('우아한 아침 식사')처럼.

그렇게 단단해진 마음은 '밤이 깊었고 난민들이 오네 마실 것을 위하여 떠나온 우리는 누구 하나 쫓아낼 명분이 없지'('난민들의 축제')와 같이 당당해지고 마침내 '미안해 이미 너무너무 늦었대 너의 얼룩진 상처 내 안에 늘 늘 기억할게 우리의 얼룩진 기억/아직 너를 못 보내 지금 보내야 해 아직 너를 못 보내 이젠 보내야 해'('얼룩')처럼 속박하던 굴레에서 벗어난다. 그렇게 '개화'가 이뤄진다.

악뮤는 각각에 맞는 음악 장르에 이야기를 실어나른다. 곡을 먼저 완성한 뒤 거기에 가사를 붙이는 경우가 많고, 사운드에 이야기는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는 시대다. 악뮤의 앨범은 이야기가 앞서서 끌고 사운드와 음률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는 자세를 취한다. 그 이야기를 곱씹게 되고 그럴수록 마음속을 더 파고든다.

역시나 악뮤의 음악은 많은 이들의 마음에 닿았다. 타이틀곡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은 일주일 넘게 음원차트 1위를 지키고 있고, '소문의 낙원'은 줄곧 2위다. 악뮤는 정식 데뷔 전인 2013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2'에 출연할 당시부터 쭉 '음원 강자'다. 차트 1위 그 자체는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다만 악뮤는 2014년 데뷔 때부터 함께 해온 YG엔터테인먼트와 지난해 12월 말로 계약이 종료된 후 독립했다. 든든한 울타리가 없어진 셈이고 새 앨범 발매 전후로 홍보라고 할 만한 게 전무했다. 앨범 발매 한 달도 더 전부터 관련 콘텐츠로 도배를 하는 시장에서 악뮤는 음악만으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이는 많은 이들이 악뮤의 음악을 기다리고, 찾고, 믿고 듣는다는 말이다. 바꿔 말하면 악뮤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브랜드가 됐고, 앨범명처럼 완전한 '개화'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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