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번의 계절이 지나도 너희는 영원히 우리의 소중한 아들이고 딸"

[더팩트ㅣ진도=최치봉 기자] 세월호 참사 12주기인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 해역엔 유족들의 흐느낌이 가득했다. 10년이 넘은 세월이 흘렀지만 슬픔과 그리움은 그대로다.
"일동 묵념"
참사 희생자 304명을 기리는 뱃고동이 세 번 울리자, 선상에서 바다를 응시하던 유족들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억만번의 계절이 지나도 너희는 영원히 우리의 소중한 아들이고 딸이다. 먼 훗날 이 슬픔이 다 씻겨 내려갈 그날에 우리 꼭 다시 만나자."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선상 추모식에서는 단원고 2학년 3반 고 김빛나라 양의 아버지 김병권 씨의 추도사가 바닷바람에 실려 퍼졌다.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소속 유족 39명은 12년 전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그 위치에서 차마 시선을 떼지 못했다. 해경 경비정 갑판엔 봄 색깔인 분홍빛 벚꽃나무 조형물이 놓였다.
'딸, 아들 사랑해', '보고 싶다', '거긴 어때 잘 지내지?' 살아 남은 가족들이 저마다의 그리움을 적은 노란리본을 나뭇가지에 묶었다.
아이들의 이름도 하나둘씩 호명됐다. 대답 없는 부름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250명 단원고 학생들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함정 곳곳이 흐느낌으로 물들었다.
"딸아, 아빠 왔다. 잘 있냐", "돌아오지 않고 거기서 뭐 하니"라며 목청 터져라 자식의 이름을 불렀다.
수십 송이의 국화가 바다 위에 뿌려졌다. 거친 파도를 따라 흐르는 국화송이가 유족들의 가슴을 후벼 팠다.
가족들은 함정이 뭍으로 돌아가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자 사고 지점을 표시한 노란 부표를 향해 연신 손을 흔들었다. 12년 전 그날에 멈춘 아이들과 다시 작별을 고했다.
고 정다해 양의 엄마 김인숙 씨는 "매년 이곳에 오지만 사고 당일과 똑같은 마음"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비슷한 시각, 진도군 팽목항과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도 참사 12주기를 맞아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팽목항에서는 방파제를 따라 빛바랜 노란천이 갯바람에 휘날렸다. 소모(60) 씨는 "그 아이들의 시신이 운구된 팽목항이 쉽게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며 "매년 이맘때쯤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도 이날 오후 늦게까지 추모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추모객들은 노란 리본에 적힌 메시지를 유심히 읽거나 녹슨 채 드러난 세월호 선체를 바라보며 그날의 참상을 기억했다. 서울과 광주, 경기 안산 등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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