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수원=박아론 기자] "경제는 5년, 10년을 보고 지금 속도를 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미래가 있습니다."
이재준 경기 수원시장은 11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민선9기 4년을 '산업도시'와 '관광도시'의 결합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기업 유치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관광 활성화로 골목상권과 소상공인까지 살리겠다는 '투트랙 전략'이다.
이재준 시장은 지난 4년 동안 기업 유치와 산업 기반 구축 등 '경제 우선' 기조를 분명히 했다.
그는 "경제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는 영역이 아니다. 5년, 10년을 보고 지금 속도를 올리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선8기 수원시는 기업 유치 목표를 30개로 정하고, 현재까지 20곳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투자협약(MOU) 이후 입주를 준비 중인 기업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늘어난다. 여기에 약 8000억 원 규모의 투자 펀드도 조성했다. 기초지자체로서는 이례적인 수준의 기금 규모다.
이 시장은 "기업이 바로 들어오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 투자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의 대규모 산업 생태계 모델은 판교테크노밸리이다.
그는 "판교는 1800여 개 기업이 들어서며 연 매출 20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며 "포화 상태에 이른 판교를 대신할 공간이 필요하다. 수도권에서는 수원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특히 서수원 일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시장은 "지금은 20~30개 기업 유치를 이야기하지만 경제자유구역이 완성되면 1000개, 2000개 기업 유치도 가능한 구조가 된다"고 자신했다.

이 시장이 '투트랙 전략'을 꺼내든 이유는 시간 때문이다.
기업 유치는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최소 5~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 사이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살릴 대책이 필요했다. 이 시장은 해법을 '외부 소비 유입'에서 찾았다. 그는 "전 세계 사례를 분석해 보니 축제로 막대한 경제 효과를 내는 도시는 사실상 두 곳 뿐"이라면서 브라질 리우 카니발, 독일 옥토버페스트를 꼽았다.
이 시장은 "관광객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지역 경제는 살아나기 어렵다"면서 정조의 능행차를 글로벌 관광 콘텐츠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시장은 "230년 전 6000명이 참여한 대규모 행렬 자체가 세계적으로도 드문 콘텐츠"라며 "이를 K-팝, K-푸드, 공연과 결합한 'K-컬처 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부터 화성까지 이어지는 관광 축으로 확장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규모로 유입시키겠다는 구상으로, 이미 중앙 정부와도 교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생 정책으로는 '반값 생활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완전한 반값은 어렵지만 시민이 체감할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청년, 노인, 취약계층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민선8기에 일부 계층을 대상으로 무상교통 정책을 추진 중이고, 민간과 공공 재원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분야를 더욱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 시장은 지난 4년을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으로 평가하고, 앞으로의 4년을 '앞뒤를 보며 더 큰 그림을 완성해야 할 시기'라고 규정했다.
경제로 성장 동력을 만들고, 관광으로 당장 체감 경기를 살리겠다는 산업도시와 관광도시의 결합이 이재준 시장의 구상이다.

다음은 이재준 수원시장과의 일문일답.
-인터뷰 내내 '수원시 전문가'라는 인상이 짙었는데
"수원살이 40년, 도시계획 전공자 20년, 수원 제2부시장 5년, 수원시장 4년이다. 연구와 경험들을 녹여내 계획을 설계하고 추진하고 있다. 민선1기 심재덕 시장의 요청으로 염태영 전 시장과 정책 자문관으로 활동했었고, 염 전 시장 출마 당시 정책을 만들고, 제2부시장직을 수행했다. 그동안의 경험과 연구로 역점 추진 중인 분야가 '연구·창업·투자가 연결되는 생태계 구축'이다. 수원시 생존의 길이라고 판단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4월 '경제자유구역 후보지' 지정이 그런 노력의 결실인 것 같다
"올해 11월 최종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3000여 개 기업 유치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된다. 수원은 R&D 사이언스파크와 탑동 이노베이션밸리를 중심으로 반도체, AI, 바이오 산업의 집적 조건을 갖췄다. 여기에 4개 대학의 창업 생태계와 1조 원 규모(새빛펀드 7600억 원과 새빛융자 3000억 원)의 투자 구조도 뒷받침하고 있다. 이미 첨단과학연구도시로 거듭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소상공인, 골목상권, 전통시장 살리는 대책으로 '관광'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기업을 유치하고, 정착해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지역 경제를 살릴 동력이 필요했다. 그것이 '외부 관광객 유입'이다. 이를 위해 정조대왕 능행차를 K-컬처 콘텐츠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즉 125만 명 수원시민의 소비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 모은다는 전략이다. 우리의 것을 세계화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와도 같다."
-민생대책으로 내놓은 '반값 생활비'를 설명해 달라
"교통비는 1명 당 연간 190만 원, 교육비는 4인 가구 기준 월 50만 원, 의료비는 1명 당 월 10만 원이 드는게 현실이다. 시민의 필수 생활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정책이다. 교통, 교육, 의료처럼 시민이 매달 부담하는 고정비를 직접 줄여주는 것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온 '기본사회'의 구체적 실천 모델이다. 어르신, 사회초년생, 장애인 등에게 이미 버스비를 지원하고 있고, 수원투어 무상버스를 신설할 계획이다. 수원새빛인강으로 현재 2만 명(약 20% 규모) 지원 규모를 50%까지 확대하면 사교육비 부담을 낮출 생각이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26세까지 넓히고, 건강검진 버스, 치매 예방, 백내장 수술비 지원도 추진한다. '반값 생활비'는 단순 복지가 아니라 시민의 지갑을 채우는 '재태크 행정'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새빛민원실'로 소통을 강화하고, '베테랑 공무원제'를 통해 적극행정의 표본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하반기 88일 동안 44개 동을 돌며 주민들과 만났다. 5000여 명이 참석해 460여 건의 건의안을 냈다. 이렇게 시민을 직접 만나기도 하지만 온라인 앱, 오프라인 제안 창구를 묶어 다층 소통 체계를 만든 것이 '새빛민원실'이다. 복잡한 민원 해결 창구를 일원화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또 베테랑 공무원을 전면 배치해 난이도 높은 민원을 해결하고, 공직자들에게는 적극행정의 표본이 되도록 했다. 새빛민원실은 3년 동안 4008건의 민원을 처리했고 만족도는 95.84점에 달했다. 이런 내부 혁신으로 저연차 공직자들의 퇴직률을 38.7%에서 24.1%로 내리기도 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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