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물가 신호…美 연준 기준금리 셈법 '난항'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운 분위기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을 끌어올리면서, 통화정책 기조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CPI는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 시장의 전망치인 3.4%를 하회하는 수치다. 전월과 비교하면 0.9% 상승했다. 이는 월간 기준 지난 2022년 6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에너지 가격이 이번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3월 에너지 지수가 10.9% 급등하면서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21.2%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분의 약 4분의 3을 차지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은 영향이다.
반면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고, 전년 대비 2.6% 오르는 데 그쳤다. 의료비와 개인용품, 중고차 가격 등이 하락하며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조짐도 나타났다. 여전히 주거비가의 오름세가 뚜렷한 가운데 전반적인 서비스 물가 압력은 완화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번 물가 급등은 이란과의 갈등으로 촉발된 '에너지 쇼크' 사례로 분석된다. 특히 월간 상승률 0.9%는 이례적인 수준으로, 인플레이션 재점화 신호로 해석했다.
AP통신 역시 휘발유를 포함한 정제유 가격 급등이 비료, 운송비 등 광범위한 품목으로 확산할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순히 2차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진단한다. 그간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지만, 물가 진정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지만, 근원 물가는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어 정책 판단에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시각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연준 위원들은 이미 금리 인하뿐 아니라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3월 FOMC 회의에서는 일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재확산 위험을 언급한 바 있다.
향후 물가 전망도 불확실하다는 제언이다. 일각에서는 이달 에너지 가격이 다소 안정되면서 물가 인상폭이 둔화될 가능성을 내놓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 충격의 '지연 효과'를 경계하고 있다. 항공유와 경유 가격 상승이 운송비와 상품 가격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판단이다.
고물가는 노동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아직까진 미국 내 고용 시작이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소비가 위축하면 인력 수요도 쪼그라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소비자물가지수는 시장 내 혼란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표면적으로는 예상에 부합했지만, 실질적으론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동시에 드러내면서다.
조 브루셀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휴전이 장기화되더라도, 에너지 충격의 지연 영향은 올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클 메트칼프 스테이트 스트리트 마켓츠 CSO는 "단 한 달 만에 인플레이션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라고 진단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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