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모두 1위
오타니의 50-50과 비교하면?

[더팩트 l 유병철 전문기자] # 잘 알려진 것처럼 농구에서는 다재다능함의 지표로 ‘트리플 더블(Triple-Double)’이 애용됩니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슛 5개 영역 중 3개에서 두 자릿수 기록을 달성하는 것을 의미하죠. 1980년대 한 통계전문가가 매직 존슨의 다재다능한 활약을 알리기 위해 고안한 용어입니다. 참고로 4개 영역은 '쿼드러플 더블(Quadruple-Double)', 5개는 ‘퀸터플 더블(Quintuple-Double)’입니다.
퀸터플 더블은 농구 역사 상 공식기록으로 아직 나오지 않았고, 쿼드러플 더블은 NBA 80년 역사에서 4회(1974년 네이트 서몬드, 1986년 앨빈 로버트슨, 1990년 하킴 올라주원, 1994년 데이비드 로빈슨)뿐입니다. 쿼드러플 더블은 한국 프로농구에서는 나오지 않았고, 아마추어 농구에서 12번 나왔습니다. 가장 최근은 지난 4월 6일 제51회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 영광대회에서 양정고의 이현우가 작성했습니다(25득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 10스틸).
# 한 경기에서 트리플 더블을 달성하는 것도 힘든데, 시즌 기록을 트리플 더블로 만든 선수들이 있습니다. NBA 사상 3명이죠. 61-62시즌의 오스카 로버트슨(87세), 아직 현역인 ‘교수님’ 러셀 웨스트브룩(4회, 37세 세크라멘토), 그리고 니콜라 요키치(덴버)입니다. 요키치는 24-25시즌 사상 3번째 ‘시즌 트리플 더블러’가 된 이후 올시즌에도 이를 사실상 확정했습니다.
4월 13일 시즌 종료인데, 27.8득점, 12.9리바운드, 10.9어시스트죠. 세 선수 모두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에서 시즌 평균 두 자릿수를 기록했죠. 로버트슨과 웨스트브룩의 포지션은 가드입니다. 로버트슨은 당시 포인트가드로는 큰 키(196cm)로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웨스트브룩(193cm)은 놀라운 운동능력을 앞세워 골밑에서도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런데 요키치는 센터(211cm)입니다. ‘포인트센터’ 신조어처럼 ‘패스하는 센터’라라는 새로운 유형을 창조했죠.

# 그런데 올시즌 요키치의 ‘시즌 트리플 더블러’에서는 기념비적인 의미가 더해집니다. 바로 리바운드와 어시스트가 전체 1위라는 점입니다(득점은 8위). 톱플레이어에게 한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은 어렵지 않습니다. 여기에 포지션이 센터라면 리바운드에서 강점이 있고, 가드라면 어시스트가 유리할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득점+리바운드 모두 시즌 1위, 득점+어시스트 시즌 1위는 시쳇말로 ‘넘사벽’입니다.
세계 최고의 농구선수들이 모이고, 30개 팀이 경쟁하는 리그에서 두 영역 동시 제패는 어려우니까요. 실제로 득점+리바운드 1위는 한 경기 100득점으로 유명한 전설의 센터 윌트 체임벌린(7회, 60~66년)과 닐 존스턴(55년) 2명뿐입니다. 득점+어시스트 동시 석권은 네이트 아치볼드(73년)가 유일합니다. 영역이 다른 리바운드+어시스트는 이제껏 없었는데 요키치가 지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겁니다. 그것도 ‘시즌 트리플 더블러’로 말입니다.

# 우리는 지금 야구에서 만화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투타겸업의 이도류, 여기에 2024년 타자로 MLB 역사상 최초로 50-50클럽(홈런+도루)에 가입했죠(최종 54홈런-59도루). 투수와 타자, 장타와 빠른 발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니 ‘상식을 깨는’ 이 시대 최고의 스포츠스타가 된 겁니다.
2018년 신인상을 받았고, 투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2021시즌은 놀라웠습니다(투수 9승, 타자 46홈런). 만장일치 MVP로 뽑혔고, 2022년 4월에는 타임지의 표지모델이 됐습니다. 또 미국의 스포즈 전문매체 <스포팅 뉴스>가 선정한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시즌 TOP 50’에서 1위에 선정됐습니다. 이어 2024년 50-50을 넘어서자 미국의 ESPN은 이를 인류의 달 착륙에 비유하며,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록 중 하나’로 칭송했습니다.
참고로 이 순위에서 야구와 미식축구(NFL)를 오가며 전무후무한 활약을 펼친 보 잭슨의 1989년이 7위였고, '타이거 슬램'을 달성한 타이거 우즈의 2000년이 4위, 마이클 조던 90-91시즌이 5위였습니다.
# 다른 종목이지만 영역 파괴라는 면에서 요키치와 오타니는 닮았습니다. 어설프지만 질적인 비교를 시도하면 어떨까요? 두 선수 모두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경력이 있습니다. 소속팀의 우승도 이끌었죠. 그런데 오타니는 한 시즌에 최고의 투수와 최고의 타자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50-50도 홈런과 도루 모두 1위가 아니었습니다(홈런은 내셔널리그 1위). 어떻습니까? 전에 없던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동시 석권. 그것도 득점까지 더해 시즌 트리플 더블러로 말입니다.
역대 최고의 시즌을 뽑는다면 오타니의 2021시즌보다 아래에 두어야 할까요? 아니면 그 위에 위치할까요? 50-50과 비교하자면 곧 다가올 인류의 화성착륙을 가져와야 할까요? ‘야빠’와 '농빠‘의 견해 차가 예상됩니다. 2026년 봄 오타니와 요키치의 시대를 사는 스포츠팬들의 술자리 이슈로 손색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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