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직원들 "임금·복지 체계 흔들릴 우려"에 반발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포스코의 협력업체 근로자 7000명 직고용 결정이 산업계와 내부 조직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회사 측은 안전 강화와 책임 경영,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부합하는 구조 개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존 정규직 직원들 사이에서는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며 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포항·광양 제철소 생산 현장에서 조업을 지원하는 협력사 근로자 약 7000명을 단계적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주 중심 구조에서 발생해온 안전 문제와 고용 불안정을 해소하고 생산 현장의 일체감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포스코가 직고용할 예정인 7000명의 직원은 현재 전체 임직원 수인 1만8000여 명의 약 40% 수준에 달한다. 이는 상당한 수준의 비용이 드는 작업인데다 조직 구성원들 간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어 업계 안팎으로 여러 후폭풍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포스코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 2011년부터 이어진 사내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청 근로자들은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제철소에서 원청과 하청 근로자가 섞여 같은 일을 하며 하청이 원청의 지휘와 명령에 따르고 있다며 포스코에 불법파견 소송을 걸고 직고용을 요구했다.
해당 소송은 10년 넘게 이어지다 지난 2022년 7월 대법원이 하청 노동자의 손을 들어주면서 불법파견이 인정됐다. 이에 포스코는 즉시 해당 인력 55명을 직고용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서 비슷한 소송이 수십건씩 이어지고 노동자 측이 연이어 승소한 가운데 최근 노란봉투법까지 시행되자 포스코가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간 제조업 현장에서 원청과 협력업체 간 격차가 고착화되면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직접 고용 전환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완화하고 산업 전반의 고용 질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포스코 노조에서는 직고용 대상 선정에 대한 공정성과 형평성 문제, 기존 노조에 대한 역차별 등을 거론하며 일부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공감대 형성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사안"이라며 회사 측을 비판하고 나섰다. 협력사 직고용이 회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영상 판단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조합원에 대한 배려나 미래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법원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그것이 곧바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수는 없다"며 "입사 과정에서의 노력과 직무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통합 과정에서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기존 조합원의 복지 재원이 줄어들지 않도록 관련 비용은 회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포스코 정규직 내부 분위기도 술렁이는 상황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공채 출신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신규로 편입되는 인력과 기존 인력 간 임금·복지 기준이 어떻게 정리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존 직원들이 불이익을 떠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인력 운영 방식을 넘어 노동시장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이 대규모 직고용 전환에 나선 사례인 만큼 다른 제조업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시에 내부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정책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는 단계적인 로드맵을 마련해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화합의 조직문화 안착을 위한 사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것"이라며 "포항과 광양에도 양질의 일자리가 확대됨에 따라 젊은 인재들의 지역 정착이 늘어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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