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파기 조짐 없어…與 "10일 통과시킬 것"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여야가 중동 사태 여파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일부 예산을 두고 첨예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선거용 추경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일축하며 추경안 처리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안을 '민생을 파탄 내는 선거용 매표 추경'으로 규정한 상태다. '전쟁 추경'이라는 취지와 거리가 먼 예산이 편성됐다는 이유에서다.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정책종합질의에서 중국인 관광객 1인당 40만 원 지원 등 예산을 문제 삼았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인에게 "특혜성 지원을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이 돈으로 통합 돌봄 등을 챙겨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반박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부 추경안에 중국 관광객 1인당 40만 원을 지원하는 내용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의 매칭 사업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중국발 연계지역 관광상품개발사업은 국내관광상품 개발을 위한 예산으로 여행사에 지원되는 것이지 일반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현금성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추경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지원사업에 대한 예산이 부족하거나 오히려 빠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78억 원의 면세유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농업용 전기요금 지원과 농업용 비닐자재 가격 상승 대응에 관련한 예산은 추경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추경 처리의 속도조절론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상황이 변했다는 판단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 "휴전이 장기화돼 종전에 이르고, 중동 사태가 회복세를 타면, 흔들렸던 국내외 경제도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추경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할 때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불안, 민생경제 전반의 충격으로 국민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 재정을 투입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로 역공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재정 건전성을 문제 삼으며 표퓰리즘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 등을 활용해 빚이 없는 추경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재관 민주당 의원은 정책종합질의에서 에너지 공급 문제가 수년간 지속될 거라는 전망 속에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에 따라 국민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 이번 추경을 선거를 앞둔 선심성 예산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하물며 어제 상임위 예산심사에서는 중동 수출 피해기업에 대한 판로지원 등 수출지원사업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라면서 "과연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답답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여야가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이후 공방을 벌이며 추경 주도권을 쥐려는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해 원유 가격 상승 및 공급망 불안으로 민생·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공학적 접근 방식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다만 여야 간 합의 파기될 조짐은 감지되지 않는다.
민주당은 예정대로 추경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10일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전쟁 위기 속에 신음하고 있는 국민을 위해 긴급 편성된 추경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라면서 "고통받는 국민들 그리고 고물가·고유가로 고통받는 시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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