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구축 메시지 해석…과도 해석 경계 지적도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의 '무인기 침투 사건' 유감 표명에 대해 "솔직하고 대범한 자세"라고 평가했다. 다만 남북 접촉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겉으로는 유화적 수사를 사용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재확인하며 향후 대응 명분을 쌓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담화와 관련해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 중단에 대한 남북 양 정상의 의사가 신속하게 확인되고 소통이 이루어진 것은 한반도 평화공존을 향해 나아가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남북은 서로를 적대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적대와 대결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해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하면서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부장은 전날(6일) 담화에서 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대통령이 직접 유감의 뜻을 표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언급한 것은 대단히 다행스럽고 스스로를 위한 현명한 처사라고 우리 정부는 평가한다"며 "우리 국가수반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측은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로만 외울 것이 아니라 자기의 안전을 위해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무모한 일체의 도발행위를 중지하며 그 어떤 접촉시도도 단념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국가의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 사건이 재발될 때에는 이미 경고한 바와 같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이번 담화를 '명분 구축형 메시지'로 해석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표면적으로 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대한 수용이지만 실질적 목적은 재발방지 구속력 확보와 향후 대응 명분의 선제적 완성에 초점을 맞춘 담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담화 내 4단계 명분 장치가 완성됐다"며 "한국 측 잘못→유감 표명→북측의 관대한 수용→재발 시 응징 정당화"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남북 접촉 자체를 차단하려는 의도도 분명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김 부장이 '접촉 시도 단념'을 직접 언급한 것은 대화 재개의 여지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대북 소식통은 통화에서 "이재명 정부의 유감 표명을 계기로 대화 국면을 열려는 움직임을 사전에 견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담화 발신 주체가 김 부장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의 대남 메시지 체계에서 국방성·총참모부는 군사적 위협, 외무성은 대외 외교 신호를 담당하는 반면 김 부장은 정치적 판단과 체제 의지를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위치에 있다. 이번 담화도 대남 기조를 정리한 정치적 선언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이 대통령은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도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과 같은 관리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중 전략 속에서 정부가 과도한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관리 국면 유지 신호로 읽는 것이 현실적이다"며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피하되 과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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