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정예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동조한 혐의로 내란특검에 의해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재차 혐의를 부인했다. 특검이 증거로 제시한 계엄 선포 전후 7시간 분량의 대통령실 대접견실 CC(폐쇄회로)TV를 두고는 "증거능력이 의심스럽다"고도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6일 박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13차 공판을 열었다. 특검은 계엄 선포 전인 지난 2024년 12월3일 오후 9시25분께 녹화된 대접견실 CCTV 영상을 제시하며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이를 만류하거나 반대하지 않고 동조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이 제시한 영상에는 정장 자켓을 걸치지 않은 윤 전 대통령이 대접견실에 모인 박 전 장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7명의 국무위원에게 손짓을 섞어가며 발언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이른바 '8시 멤버'에게 설명하는 장면을 보면 이 전 장관이 잠시 일어나서 말하는 장면만 확인될 뿐 나머지 국무위원은 만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박 전 장관 측은 화질도 좋지 않고 음성도 담기지 않은 CCTV 영상만을 근거로 내란에 가담하며 중요임무를 수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장관 측 변호인은 "특검이 제시한 CCTV 영상 속 윤 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얘기할 뿐 계엄과 관련한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들을 생각도 없어 보인다"며 "20세기 찰리채플린의 무성영화도 아니고 음성도 없이 토막 난 영상을 가지고 공소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까지도 박 전 장관은 손사레치며 이를 만류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러 가는 12월3일 오후 10시27분께 영상을 보면 박 전 장관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게 내란 행위에 동조한 사람의 태도라고 볼 수 있냐"고 반문했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소집하고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을 검토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2024년 5월 김건희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및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묻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고 실무진에게 확인을 지시하는 등 부적절한 청탁을 받은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오는 9일엔 김주현 전 민정수석, 13일엔 김 여사 등 4명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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