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대한민국의 동쪽 끝, 그 상징만으로도 묵직한 의미를 지닌 독도. 그러나 그 상징을 떠받쳐야 할 현실의 관리 수준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겨울 풍랑이 할퀴고 간 선착장이 수개월째 방치되고, 휘어지고 녹슨 난간이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은 '영토 수호'라는 말의 무게를 무색하게 만든다.
문제는 단순한 미관 훼손이 아니다. 하루 수백 명이 오가는 현장에서 안전을 책임져야 할 기본 시설조차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난간은 심하게 뒤틀려 있고, 일부는 녹이 슬어 손만 대도 흔들릴 정도다. 파도에 밀려온 대형 구조물이 걸쳐진 채 방치된 모습은 그 자체로 위험 요소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난간에 기대는 순간, 만약 구조물이 버티지 못한다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명백한 '예고된 사고'다.
그런데도 관리 당국은 "파손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상시 인력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이런 답변이 나왔다는 사실은 더 큰 문제를 드러낸다. 관리 체계가 작동하지 않고 있거나, 애초에 작동할 의지조차 부족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독도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행정 미비가 아니라 책임 회피에 가깝다.

그동안 우리는 '독도 수호'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수호는 외침이 아니라 실천이어야 한다.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땅을 얼마나 책임 있게 관리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낡고 방치된 시설은 단순한 관리 부실을 넘어 국가의 태도를 드러낸다.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수호는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사후약방문식 대응이 아니다. 사고가 발생한 뒤 서둘러 보수에 나서는 방식으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독도와 같은 특수 지역일수록 상시 점검과 즉각 대응이 가능한 체계를 갖춰야 한다.
현장 인력을 통한 실시간 보고, 정기적인 안전 점검, 긴급 보수 시스템 구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접근이 어렵고 자연환경이 거친 만큼, 더 선제적이고 촘촘한 관리가 요구된다.
독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며, 그 자체로 국가의 의지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그 자존심이 녹슬고 휘어진 난간 위에 위태롭게 놓여 있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과연 독도를 지키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말로만 지키고 있는가를.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