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 실적 정체…과일주로 돌파구
14년 만에 새 대표 맞아 경영 쇄신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국내 소비 심리 위축과 주류 시장 침체가 맞물리면서 하이트진로가 본업인 소주와 맥주 부문에서 모두 역성장하는 위기에 부딪혔다. 하이트진로는 실적 반등을 목표로 14년 만에 새 대표 체제를 맞는 등 전사적인 경영 쇄신에 나서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이 전년 대비 3.9% 감소한 2조4986억원을, 영업이익은 17.2% 하락한 172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순이익은 57.1% 급락한 411억원에 머물렀다. 하이트진로 매출과 수익이 모두 뒷걸음질하면서 전방위 실적 부진을 나타냈다.
부문별 실적에서 소주 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조5221억원을 기록했으며, 맥주 사업은 7.8% 하락한 758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는 전체 매출에서 소주와 맥주 비중이 90%대 비중을 이루는 만큼, 본업인 주류 사업의 침체가 회사 성장세를 꺾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국내 주류 시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정체기를 그리고 있다. 국세청 주세 통계에서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19년 337만6714㎘에서 2024년 315만1371㎘로, 5년 새 6.7% 줄었다. 이 기간 희석식 소주는 91만5596㎘에서 81만5712㎘로 10.9%, 맥주는 171만5995㎘에서 163만7210㎘로 4.6% 감소했다.
엔데믹과 함께 기업 회식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고, 2030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챙기는 '웰니스' 문화가 형성되면서 주류 시장도 변곡점을 맞았다. 이에 저도주와 무알코올 맥주 등이 새로운 음주 트렌드로 거듭나고 있다.
위기는 국내에서 해외로도 이어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해외사업에서도 주력 국가인 미국과 일본에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지 법인 매출을 보면 미국은 전년 대비 10.7% 감소한 582억원, 일본은 7.6% 하락한 587억원에 그치며 고전한 것이다. 이에 하이트진로 전체 해외 매출은 전년(2671억원)과 비슷한 2675억원을 기록, 사실상 실적 정체 양상을 나타냈다.

◆ 14년 만에 새 대표 장인섭…"국내외 본업 경쟁력 강화"
이처럼 하이트진로는 국내외 시장에서 소주와 맥주 모두 실적 부진에 처하게 되자, 14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해 경영 쇄신에 돌입했다. 하이트진로에서만 30년 넘게 주류 한 우물만 판 장인섭 대표에 운전대를 맡기면서 정체된 국내 주류 시장을 극복하고, 해외로 개척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장 대표는 지난 1995년 하이트진로에 입사한 후 2006년 경영전략실 경영진단팀장과 2011년 정책팀장, 2013년 관리 부문 담당 상무, 2021년 관리 부문 총괄 전무 등 그룹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에 하이트진로 안팎에서 대내외 전략통으로도 불린다.
하이트진로는 장인섭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실적 반등을 위한 적극적인 경영 쇄신을 펼치고 있다. 소주 부문에서는 저도주와 과일주를, 맥주 부문에서는 무알코올 라인업을 확장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소주에서 지난 2월 스테디셀러 제품인 '진로'를 3년 만에 리뉴얼해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낮췄다. 저도주를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본연의 깔끔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도수 변화를 주었다는 설명이다.
3월에는 대학생 새내기를 겨냥해 업계 최초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맛을 입힌 과일주 '두쫀쿠향에이슬'을 선보였다. 두쫀쿠로 디저트 열풍이 불면서 이를 주류에 접목하고, 색다른 미식 경험을 좇는 20대 취향을 정조준했다.
맥주에서도 기존 '하이트제로0.00'에 이어 '테라 제로'를 내 무알코올 시장을 두드렸다.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 1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라인업을 늘린 것이다. 비발효 공법을 적용해 제조 단계부터 알코올 도수를 0.00%로 유지하고, 호주산 맥아 농축액을 사용해 맥주 특유의 탄산과 청량감을 구현했다.
해외사업에서는 올해 말 베트남 생산공장 준공을 앞둔 만큼, 과일주로 수출 확대에 공들였다. 베트남 공장은 하이트진로 첫 해외 생산기지로, 2만5000여평 규모로 조성된다. 이곳에서는 연간 100만 상자 규모의 소주가 생산되는데, 하이트진로는 오는 2030년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춰 최근에는 다섯 번째 수출 전용 제품인 '멜론에 이슬'을 출시, 해외 과일주 공략에도 힘을 주고 있다. 자두, 딸기, 복숭아, 레몬에 이은 수출 전용 신제품으로 다변화한 글로벌 주류 트렌드를 반영했다.
장인섭 대표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주류 시장도 격변을 맞게 되면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으로 본업인 소주와 맥주 모두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장 대표는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전략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육성하겠다"며 "국내에서 쌓아온 브랜드 신뢰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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