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금통위 앞두고 통화정책 불확실성 확대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환율과 금리 상승 압력이 동시에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주식과 채권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기관과 개인이 지수를 떠받치고 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셀 코리아' 흐름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37%(73.59포인트) 오른 5450.89를 기록 중이다. 기관이 6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지만 외국인은 이날도 1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지수는 반등했지만 수급 측면에서는 취약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수급 흐름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전쟁 리스크가 본격화된 지난 2월 말 이후 이달 초까지 개인 투자자는 34조60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40조원을 웃도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수·순매도 규모 모두 연속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개인이 지수를 방어하는 동안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낙폭은 주요국 대비 두드러졌다. 중동 전쟁 리스크가 본격화되고 약 한 달여 동안 코스피는 14% 가까이 하락하며 미국 나스닥(-3.5%), 일본 닛케이225(-9.7%), 대만 가권지수(-8.0%)보다 더 큰 조정을 겪었다. 상승 국면에서 누적된 밸류에이션 부담이 하락 국면에서 더 크게 반영되며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여파로 보유 비중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36.27%였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월 말 38.1%까지 확대됐다가 지난달 말 36.28%로 다시 낮아지며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한때 확대됐던 외국인 포지션이 다시 축소되며 한국 시장 비중을 줄이는 흐름이 확인된 셈이다.
매도는 특정 업종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올해 상승폭이 컸던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7조2508억원, 17조6297억원 순매도하며 전체 순매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은 채권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 국내 채권시장에서 10조2000억원을 순회수하며 5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잔액 역시 2월 말 350조7000억원에서 3월 말 340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주식과 채권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 자금 이탈이 진행 중인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대외 변수와 맞물려 있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유가 급등 영향을 반영해 예상치(3.3%)를 상회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통화정책 전환 기대를 제약하고 있다. 같은 날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1500원대 고환율과 물가 상방 압력을 고려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앞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3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17만8000명 증가하며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6만명)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경기 둔화 우려를 완화하는 대신 통화완화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용 지표 발표 이후 금리 선물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20% 미만으로 낮춰 반영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유가나 환율이 방향을 바꾸고 일정 기간 안정되는 흐름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6일 환율은 1510원대에서 출발하며 전일 하락분을 일부 되돌렸고 달러인덱스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금융권에서는 미국의 이란 압박 발언과 호르무즈 해협 변수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이어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통첩을 재차 언급하면서 아시아 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일 수 있고, 원화 약세 압력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 역시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까지 겹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과 함께 환율 상승 압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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