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정현 공관위' 전격 전원 사퇴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중동 사태 장기화로 한국 경제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중동 전쟁의 여파가 국민의 일상생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향후 2~3주 동안 이란을 강력 타격해 석기시대로 돌려버릴 수 있다고 했다. 보는 이를 어질어질하게 한다.
-각 정당은 '선거모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불모지인 TK(대구·경북)·PK(부산·경남)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기대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천기구의 체제를 전환했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6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6·3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기 위한 개헌안 발의 절차에 착수했다.

◆주인공은 전재수인데…해수부 점령한 지선 출마자들
-지난 2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앞이 꽤 시끌벅적했다며?
-응.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부산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기 때문이야. 청사 진입이 꽤 엄격하게 통제됐어. 입구부터 관리원이 출입을 막고 기자증이나 공무원증을 확인한 뒤에야 들여보내 주더라.
-현장은 북새통이었다더라.
-유튜버, 지선 출마 예정자들이 뒤엉켜 있었어. '현장 인증샷 경쟁' 분위기랄까. 한 출마 예정자는 <더팩트>에 "기자회견장에 들어가고 싶은데 왜 못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며 푸념하더라. 지지자들도 꽤 현장을 찾았어. 부산 북구에서 왔다는 양 모(75) 씨는 전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 아내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왔다고 했어. 양 씨는 "전 의원이 장관직에서 물러났을 때 마음이 아팠다"며 "이제는 시장이 돼야 한다. 우리는 죽어도 응원한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분위기가 좀 어수선했다고?
-맞아. 핵심은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이었는데 현장은 점점 '지선 출마자들의 셀프 홍보 무대'처럼 변해가는 느낌이었어.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전 의원은 청사 인근에 있는 수정전통시장으로 이동했는데, 좁은 시장 골목에서 출마 예정자들이 전 의원 주변을 빙 둘러싸고 따라붙더라고. SNS에 올릴 사진을 찍겠다고 전 의원을 계속 멈춰 세우고, 한 걸음 가면 또 멈추고. 아수라장이었어.
-유튜버, 지선 예비후보들, 취재진까지 한데 얽혀 질서가 무너졌지. 심지어 한 상점의 건어물이 인파에 치여 바닥으로 툭툭 떨어지기도 했어. 상인으로선 매우 불쾌할 수밖에 없겠지. 전 의원의 시장 방문 목적이 민심 청취였는데, 몇몇 이들은 민심보다 '인증샷 한 컷'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어. 누가 주인공인지도 헷갈릴 정도였지. 묘하게 씁쓸했달까.

◆대구에 뜬 김부겸에…민주 지선 출마자들 '기대 만발'
-약 4년 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민주당의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6·3 지방선거 대구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했어. 김 전 총리의 출마 결심 배경은 뭘까.
-민주당 인사들의 끈질긴 설득도 있었지만, 학생·사회운동을 함께 했던 선배들의 '면박'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해. 고(故) 이해찬 전 총리 장례식장에서 과거 동고동락했던했던 선배들이 "동지들이 대구 한번 바꿔보겠다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자네(김 전 총리)는 요즘 신수가 좋다"는 둥 압박을 해대니 김 전 총리도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어.
-대구는 민주당엔 험지 중 험지잖아. 대구 출마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
-김 전 총리가 출마 선언 장소로 낙점한 2·28기념중앙공원의 현장 분위기는 정말 뜨거웠어. 꽤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지만 김 전 총리를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인파는 꿈쩍하지 않았어. 오히려 "도와주이소"를 외치는 김 전 총리에게 시민들은 "뒤집어엎자"며 열렬히 호응했어. 대구는 민주화 이후 치러진 민선에서 한 차례도 진보계열 정당에 시장 당선을 허락하지 않은 보수 정당의 심장과 같은 곳인데,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김 전 총리가 국민의힘 후보들에 밀리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승리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야.

-김 전 총리 등판에 대구에 출마하는 다른 민주당 후보들도 기대감이 크겠는걸?
-실제로 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에 출마하는 이들은 현재 적잖이 고무돼 있다고 해. 구의원의 경우 120명이 넘는 기초의원 중 민주당 소속은 20명 남짓인데, 이번 지선에선 '김부겸 바람'을 타고 더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퍼져 있어. 한 민주당 지역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더팩트>와 만나 "이번엔 힘 없이 무너졌던 4년 전 지선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김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모두 충만하다"며 좋은 분위기를 전했어.

◆15분 만에 다시 기자회견…긴박했던 이정현 사퇴
-이정현 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두 번째 전격 사퇴를 했다고.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20분쯤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강남·송파·강서구와 대구 달서구 등 4개 지역 기초단체장 후보를 확정했다고 발표했어. 또 청년 오디션 합격자들을 당선 가능성 높은 지역에 우선 배치해 줄 것을 각 시·도당 공관위에 요청했다고 밝혔어. 통상적인 발표 내용이라 별다른 이상 기류는 없었는데, 회견이 끝난 지 약 15분 만에 긴급 기자회견을 다시 공지한 거야. 회견이 끝난 뒤 당사를 빠져나갔던 기자들이 다시 헐레벌떡 다시 들어왔어. 워낙 급하게 잡힌 회견이라 시작 전 방송 영상 카메라도 제대로 세팅하지 못한 상황이었어.
-사퇴 배경은 뭐야?
-이 위원장은 경기도를 제외한 시·도지사 공천을 대부분 마무리했고, 남은 재보궐이나 일부 공천은 더 정무적·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만큼 별도 공관위를 꾸려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어. 형식상 이유는 그렇고, 당 관계자에 따르면 사퇴 직전 장 대표랑 교감한 뒤에 결단을 내린 거라고 해.

-당내 분위기는 어땠어?
-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도부는 이미 고민이 깊었다고 해. 첫 번째 '컷오프'였던 김영환 충북지사 때부터 논란이 크게 번지면서 부담이 누적됐다는 거야. 당내에선 현역 중진을 출구 전략도 없이 컷오프 한 데다, 위원들과의 충분하고 긴 논의 없이 위원장 판단으로 밀어붙였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고 해. 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일일이 왈가왈부하진 않고 있었지만, 당내 우려가 계속 번지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고 전했어.
-결국 박덕흠 위원장 체제로 2기 공관위를 새로 꾸리자마자 김 지사의 컷오프 결정을 뒤집고, 기존 신청자 전원이 참여하는 경선을 치르기로 다시 정리됐어. 다만 이정현식 공천에 후보 두 명이 반발해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라, 이들이 다시 경선에 참여할지는 아직 불확실해 보여.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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