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에서 정답을 찾는 ‘이정효 매직’
신지애 장수의 비결은?

[더팩트 l 유병철 전문기자] # 2026년 봄 NBA 3년차 빅터 웸반야마(22)는 아주 뜨겁습니다. 리그 최장신(공식 224cm)이 가드 같은 플레이를 펼치며 공격과 수비에서 가공할 위력을 발하고 있습니다. 별명 ‘외계인’에 걸맞은 쇼타임이 자주 연출됩니다. 스테판 캐슬 등 신예들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소속팀 샌안토니오(스퍼스)는 지난 4월 2일(현지시간)까지 파죽의 11연승을 달리며 리그 전체 1위까지 넘보고 있죠. 디펜딩챔피언인 1위 오클라호마와는 2경기차로 시즌 막판 극적인 뒤집기를 노리고 있습니다(시즌 상대전적 3승). 샌안토니오의 화려한 명가부활을 이끈 웸반야마는 지금 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 같은 시기인 3월 한국 프로축구에는 ‘이정효 매직’이 거셌습니다. 이정효 감독(49)은 광주FC에서 무명지도자의 반란이라는 드라마를 연출한 뒤 올 시즌 수원 삼성의 사령탑으로 부임했죠. 그런데 K리그2에서 이정효의 수원이 개막 5연승을 달성한 겁니다. 그는 아주대-부산 아이파크를 거친 평범한, 혹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지만 노력과 열정으로 늦은 나이에 스타 지도자가 됐습니다. 광주FC 돌풍에 이어 수원에서 축구명가 재건에 청신호를 켜고 있으니 이정효의 인기는 아주 높습니다.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놈이 와서 감독 한다니까, 팀 자체를 개무시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안 되길 바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더 잘 하려고 한다." 광주 감독 때 한 말처럼 이정효 신드롬은 시즌2를 화려하게 시작했습니다.
# 마침 일본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신지애(38)가 지난 29일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악사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JLPGA에서 29승을 기록 중인 신지애는 1승만 추가하면 영구시드를 받습니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우승경쟁을 펼칠 정도로 건재함을 보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흔히 ‘박세리 키즈’로 알려진 88년생 동갑내기 박인비, 김하늘, 이보미 등이 모두 은퇴한 상황에서 프로통산 66승(아마추어 1승 제외, 한국 21승, 미국 11승, 기타 5승)을 늘려가고 있는 신지애는 존재 자체가 놀라움입니다. "우승을 빨리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오늘은 내 날이 아니었다. 최선을 다했고, 큰 실수도 없었다." 신지애 다운 소감이었습니다.

# 미국-한국-일본에서 화제를 모은 세 스포츠인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독서애호가라는 점입니다. 웸반야마는 애독가를 넘어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일 저녁 9시반부터 잠들기 전까지 1시간은 책을 읽습니다. 이 시간에는 구단 스태프도 그에게 전화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합니다. 늘 두꺼운 책을 들고 다니며 경기를 앞둔 대기 시간이나 이동 중에 눈을 댑니다. 올스타전 라커룸에서도 책을 읽어 니콜라 요키치(덴버) 등 동료 선수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책 읽는 외계인’은 SF/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데 브랜든 샌더슨가 최애작가라고 합니다. 독서를 넘어 글쓰기도 즐긴다는 풍문이 있습니다.
# 이정효 감독은 한국 축구계에서 대표적인 독서광입니다. 스스로 "독서에서 축구와 삶의 답을 찾는다"고 말할 정도로 취미를 넘어, 책을 통해 전술적 영감을 얻고 선수단의 멘탈을 관리합니다. 그래서 그가 쓴 책의 제목도 ‘정답은 있다(2026년 3월 출간)’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현역 선수나 지도자들에게 아주 유용할 것 같고, 일반인에게도 자기계발서로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그는 광주 감독 시절 ‘이달의 감독상’을 받은 후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그릿(Grit)’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수원에서도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곧 감독상을 받을 것 같은데 ‘책 선물’이 또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아마 독서량으로 치면 신지애가 세 명 중 가장 앞서지 않을까 싶습니다. JLPGA 쪽 다수의 전언에 따르면 신지애는 연습과 투어 및 꼭 필요한 일상생활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죄다 독서를 즐긴다고 합니다. 이러니 독서량이 엄청나죠. 소설 인문학 자기계발서 등 독서의 폭도 아주 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골프 실력뿐만 아니라 인생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게 그의 지론입니다. 이정효 감독과 같네요. 신지애는 2012년 ‘16살 절실한 꿈이 나를 움직인다’는 책을 냈고, 앞서 2010년 아버지 신재섭 씨는 ‘파이널 퀸 신지애, 골프로 비상하다’를 출판했습니다. 독서가 신지애의 롱런 비결 중 하나인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 잘 알려지지 않아서 독서를 즐기는 스포츠스타는 다수 있습니다. NBA의 르브론 제임스와 스테판 커리는 시즌 중 틈이 나는 대로 책을 읽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커리는 ‘리딩 챌린지’를 운영할 정도로 독서장려에도 진심이죠. 한국에서도 박지성(축구), 이승엽(야구), 김연아(피겨스케이팅)가 책과 가까운 스포츠스타였습니다.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한 정용철 서강대 교수는 "각종 연구를 보면 독서는 운동선수에게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뇌를 위한 추가적인 훈련(Mental Workout)입니다. 특히 집중력이 필요한 결정적인 순간에 평정심을 유지하게 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독서가 운동선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을 겁니다. 타고난 자질, 충분한 훈련 등 더 중요한 것들이 있겠지요. 하지만 독서가 그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갈수록 ‘읽기’보다는 ‘보기’의 비중이 늘어나는 세태이기에 스타플레이어의 독서가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