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산재보험은 사업주와 반반 부담···복지부 "중장기 검토"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국민연금료 인상으로 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배달기사 등 특수고용(특고)·플랫폼 노동자 부담이 더 커졌지만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 등에서 실시하는 사업장 가입자 전환을 통한 보험료 부담 완화는 기약 없는 상황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지난해 연금개혁에 따라 기존 9%에서 13%로 오른다. 올해 9.5%를 시작으로 2033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0.5%p(포인트)씩 올라간다. 사용자와 절반씩 나눠 내는 사업장 가입자와 달리 보험료를 혼자 부담하는 특고·플랫폼 노동자 등 지역가입자 부담이 증가한다.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월 평균소득인 309만원 기준 사업장 가입자 월 보험료는 종전보다 7700원 늘지만, 지역가입자는 월 1만5400원 오른다. 2023년 6월 특고 노동자는 103만명이며, 이 가운데 소득을 신고한 69만5000명 중 47만8000명이 지역가입자다.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은 국민연금 가입률도 낮아 사각지대에 있다. 지난해 11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이 특수고용·플랫폼 서비스노동자 1244명 대상으로 실시한 노후 소득 준비 실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146명(11.74%)은 국민연금에 가입했지만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135명(10.85%)은 미가입 노동자다. 미가입 노동자 절반 가량인 69명은 보험료 부담 때문에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처럼 특고 노동자들을 사업장 가입자로 전환하는 법안 발의, 전문가 제안이 제기돼왔지만 정책 마련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18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지금 산재보험처럼 노무제공자 개념을 사용하게 되면 특고노동자를 사업장가입자로 적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빠른 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해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은 일부 특고와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 특례 방식으로 사업주와 노동자가 보험료를 절반씩 내고 있다.
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고용부와 협의하도록 하겠다. 그런데 특고 노동자들이 현재는 지역가입자로 가입돼 있고, 저소득층 지역 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 사업 등이 있는 상황"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확대를 할 것인지 노동부와 협의하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복지부가 연금특위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도 사업장 가입 전환은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고 명시됐다.
남재욱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회사나 사업주와 관계에서 종속성, 의존성이 큰 특고나 플랫폼 노동자들은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로 전환해 보험료 부담을 낮춰야 한다"며 "의존성이 낮은 특고 노동자에는 정부가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을 지금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5%로 고용보험 요율 1.6%(노무제공자)보다 높아 사업주 부담이 있다. 남 교수는 "영세 사업장 경우 한시적으로 국가가 보험료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7월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노무제공자 근로 실태와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 적용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라이더, 대리운전 기사, 보험설계사 등 주요 노무제공 직종 1250명 심층 실태조사 결과, 노무제공자(특고·플랫폼 노동자 등) 85% 이상이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을 희망했다.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은 실제로는 특정 플랫폼이나 사업장 의존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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