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하게 돼서 감사하고 다행…낭만과 감성 즐길 수 있을 것"

[더팩트|박지윤 기자] 지난 2019년에 크랭크업한 '끝장수사'가 7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스크린에 걸리게 됐다. 그리고 이를 이끈 주역이자 개봉이 연기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제공한 배우 배성우는 그동안의 시간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면서 이를 통해 얻은 깨달음과 앞으로의 각오까지 밝혔다.
영화 '끝장수사'(감독 박철환)로 관객들을 찾게 된 배성우는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솔직히 걱정이 제일 앞서지만 개봉하게 돼서 감사하고 다행인 마음이 기본"이라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을 경청해서 듣더니 바로 답변을 꺼내지 않고 단어 하나도 신중하게 선택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는 4월 2일 개봉하는 '끝장수사'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촌구석으로 좌천된 형사 재혁(배성우 분)이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해 신입 형사 중호(정가람 분)와 서울로 끝장수사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디즈니+ '그리드' '지배종' 등으로 시청자들과 만난 박철환 감독의 첫 영화 연출작이다.
당초 '출장수사'로 출발한 '끝장수사'는 2019년에 촬영을 끝냈으나 배성우가 2020년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되고 코로나19가 겹치면서 7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이로 인해 배성우는 당시 출연 중이던 SBS '날아라 개천용'에서 하차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그가 물의를 빚기 전에 촬영을 끝낸 '1947 보스톤'(2023)과 '말할 수 없는 비밀'(2025)이 개봉했고, 넷플릭스 'The 8 Show(더 에이트 쇼)'와 디즈니+ '조명가게' 등에 연달아 출연하며 복귀의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2024년 공개된 'The 8 Show'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 배성우가 대중 앞에 직접 나선 일은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작품에 1번으로 이름을 올리고 모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주연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현재의 행보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다.
이에 배성우는 모두가 궁금해할 그동안의 시간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원래도 특별한 취미가 없고 은근히 심심하게 지내는 편이라서 비슷하게 지냈다. 작품을 보고 이를 만드는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도 나눴다. 연기나 작품 외적인 부분이 진짜 살아가는 거라서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라고 많이 후회했고 앞으로 더 신경 써야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고개 숙였다.
"제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니까 괴롭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죠. 저처럼 물의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배우라는 직업은 언제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는 거라서 모든 상황에 겸손하게 대응하고 인간적으로 더 깊어져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무슨 일이든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배성우는 한때 잘 나가던 광역수사대 에이스였지만 담당하는 사건마다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나며 진급과 강등을 반복하다 결국 촌구석으로 좌천된 재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첫 만남으로부터 시간이 꽤 흘렀지만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흐름에 매료됐던 과거의 기억을 꺼낸 그는 이번 작품이 가진 차별화된 재미를 자신했다.
"주인공인데 비겁하게 시작하는 체육관 장면에서 매력을 느꼈어요. 그리고 사건은 아예 다른 공식으로 흘러가서 흥미로웠고요. 모티브로 한 실화가 있다는 점에도 끌렸어요. 관객들이 보면서 '저게 말이 돼?'라고 할 수 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니까 기댈 곳이 있잖아요. 여기에 저희만의 설정을 추가하면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겠더라고요. 제가 감독님보다 2살 많은데 보고 자란 영화들이 비슷해서 레트로하고 낭만적인 부분도 통했어요."
물론 걱정이 든 지점도 있었다. 제대로 폼나게 수사하고 싶은 신입 형사와 적당한 감과 운으로만 움직이는 베테랑 형사가 서로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고 투닥거리다가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진정한 동료로 거듭나는 혐관 케미는 이미 관객들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던 배성우는 캐릭터 자체의 존재감을 뽐내기보다 전체의 그림을 우선순위에 두고 연기하면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전개를 뻔하지만은 않게 그려내려 했다고.
"캐릭터를 고민하기보다 내용을 재밌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어요. 그렇기 위해서는 다른 캐릭터들이 잘 살아야 하고 저는 어떠한 캐릭터성을 보여주기보다 실제로 있을법한 인물로 존재하려고 했어요. 소재는 심각한데 감독님의 가벼운 터치가 더해지다 보니 이를 희화화하지 않으려고 했고요. 진짜로 수사를 해야 위트가 살아난다고 생각했거든요. 여기에 생활감을 넣는 방향으로 발전시켰고요 수사는 수사 대로하고 재미는 재미대로 챙기는 거죠."
작품마다 설정이 다르지만 그동안 형사 캐릭터를 연기해 본 경험이 있기에 익숙함 속에 변주를 줘야 하는 점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배성우는 아는 사람을 통해 형사와 만나 대본의 설득력을 확인했고, 되려 다르게 의도하려는 걸 들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느낌을 더하며 전형적이지 않은 형사를 그려내는데 집중했단다.

그렇다면 7년 전의 자신을 스크린에서 마주한 기분은 어땠을까. 지난해 개봉 준비를 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지금의 결과물이 완성되기까지 틈틈이 감독과 소통하고 과정을 지켜봤다는 배성우는 "장단점이 있겠지만 더 콤팩트해져서 보기 편해진 것 같다. 예전부터 제 작품을 누군가와 같이 보는 걸 어려워했는데 아예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봤을 때 만들어지는 공기가 있지 않나. 이에 저도 동화되더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배성우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20)에 함께 이름을 올렸지만 직접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이었던 정가람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그는 "매력적인 비주얼에 순박한 성격이 반전 매력처럼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친해져야 연기에서도 그 관계성이 담긴다고 생각하는데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대부분이라서 계속 붙어 다니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끝장수사'는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배성우가 형사를 연기한다는 점과 7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보는 이들의 몰입을 방해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취재진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작품의 재미와 별개로 범법 행위를 저지른 배우들의 복귀 기준이 사회적으로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여전히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게 더 많은 배성우다. 이에 그는 "연기는 사실 거짓말이고 관객들도 이를 알고 보는 거니까 얼마나 설득력 있고 재밌느냐가 본질인 것 같다. 이야기하는 본체도 어떤 사람인지 알고 보시는 만큼 작품 안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배우로서의 모습까지 보인다는 걸 더 의식하게 될 것 같다"고 의지를 내비치며 마지막까지 작품 홍보를 잊지 않았다.
"물론 관계자분들은 찍은지 오래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게 불편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오히려 시대극은 아니지만 그때의 감성과 낭만이 살아있어서 시대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전형적인 버디물을 약간 비틀면서 새로운 재미를 넣었으니까 그 감성과 낭만을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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