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 확대 무산·견제 장치 가결에 '경영 부담 확대'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고려아연 주주총회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경영권 분쟁이 치열했던 만큼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컸죠?
-그렇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총은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간 '표 대결'이 크게 주목받았는데요. 결과적으로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유지하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내용 면에서는 마냥 웃기 어려운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네요.
기존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측 4명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임기 만료 이사 6명의 선임 방식을 두고 양측이 정면 충돌했는데요. 영풍·MBK 측은 6명을 모두 선임하자고 주장했지만, 최 회장 측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고려해 5명만 먼저 선임하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결국 더 높은 찬성률을 얻은 '5인 선임안'이 채택되면서 이사회는 9대 5 구도로 재편됐죠.
최 회장 측이 과반을 유지했지만, 기존보다 격차가 줄면서 향후 주요 의사결정에서 견제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됐는데요. 사실상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린 셈입니다.
-주총 핵심 쟁점이었던 감사위원 안건 결과도 영향을 줬겠네요.
-그 부분이 컸습니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안건은 부결됐는데요. 이에 따라 분리선출 감사위원 1석은 공석으로 남았고 오는 9월 임시 주총에서 다시 표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견제 장치 관련 변화도 있었다고요.
-영풍·MBK 측이 제안한 일부 안건이 가결된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이사회 소집 3일 전 통보' 안건이 통과되면서 향후 기습적인 이사회 개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최 회장 측의 의사결정 방식에도 일정 부분 제약이 생긴 셈입니다.

-현장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됐다고 들었습니다.
-표결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는데요. 고려아연 측이 집중투표제 산정 방식을 변경하자 영풍·MBK 측이 강하게 반발했고 고성과 야유가 오가는 등 긴장감이 높았습니다. 향후 결의 취소 소송 등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네요.
-그럼에도 최 회장 측이 방어에 성공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외국인과 기관, 그리고 소액주주의 지지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실적 개선과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기대가 표심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군 이탈도 있었다고요.
-그렇습니다. 국민연금이 최 회장 재선임에 찬성하지 않았고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북미 연기금까지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표 대결에서는 이겼지만 시장 신뢰 측면에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오네요.
-'반쪽짜리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군요.
-맞습니다. 이사회 과반은 지켰지만, 견제 세력은 강화됐고 투자자 신뢰도는 흔들린 상황입니다. 향후 경영 안정성과 시장 신뢰를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9월 임시 주총이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감사위원 선임을 둘러싼 재대결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양측의 지분 결집력과 여론전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려아연은 당분간 긴장 상태 속에서 경영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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