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역사한옥박물관, 기획전시 '안녕, 금성당'

[더팩트 | 김명주 기자] 관객수 15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 흥행을 계기로 서울 은평구에 있는 금성당이 활기를 띠고 있다. 늘어난 관람객 수와 더불어 체험 프로그램, 기획전시가 맞물리며 역사·신앙 공간을 넘어 새로운 문화 체험지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9일 은평구에 따르면 올해 2~3월(지난 23일 기준) 금성당 관람객은 총 1456명으로 지난해 2~3월(1095명) 대비 약 33% 늘었다. 올해 2월 570명, 3월 886명으로 전년 동월(409명·686명) 대비 각각 39%, 29% 증가했다.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금성당은 세종의 여섯째 아들이자 세조 즉위 이후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 목숨을 잃은 금성대군을 주신으로 모신 신당이다. 본래 나주 토착 신앙인 금성대왕으로 모시며 국가 지원을 받던 제의 공간에서 출발했으나 이후 민간 추모와 신앙이 더해졌다.
과거 서울에는 세 곳의 금성당이 있었으나 현재는 은평구 금성당만 남아 있다.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8년 국가문화재인 중요민속자료 제258호로 지정됐다.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 소유였던 시설은 2014년 은평구에 기부채납됐고 2015년부터는 구가 직접 운영·관리하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1시 <더팩트>가 찾은 금성당 입구에는 '금성당 상설 체험 안내' 등 홍보 배너가 눈길을 끌었다. 부적 찍기, 소원지 적기, 오방기 뽑기, 무복 체험 등을 안내하는 배너다. 내부는 'ㅁ자' 형태로 금성대군, 삼불사할머니 등 무신도가 비치된 공간과 체험 공간으로 나뉘었다.
금성대군 무신도 앞에는 비닐에 담긴 쌀, 페트병과 유리병에 담긴 소주와 물, 박하사탕 등이 놓였다. 투명 플라스틱 보관함 안에는 1000원짜리 지폐 열 장가량이 들었고 5만원짜리 지폐도 보였다. 금성당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놓고 간 것들이다.
관람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소원지 적기 공간은 위아래로 정렬된 소원지가 한쪽 벽면을 가득 메웠다. 소원지에는 '부모님의 화목과 건강을 바란다', '사랑하는 아들이 꼭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게 해달라', '유튜브 잘되게 해달라' 등의 바람이 적혔다. 소원지 적기 옆에는 만사형통과 금은보화 글자가 새겨진 도장을 종이에 찍는 부적 찍기 공간도 있었다.
금성당 관계자는 "오시는 분들 대부분 영화 관련해서 한마디씩 하신다"며 "이전에는 중장년층이나 동네 주민분들이 주로 오셨는데 요즘은 20~30대 젊은 층도 많이 온다. 확실히 관람객이 늘었다고 체감한다"고 귀띔했다.

같은 날, 금성당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조명하는 기획전시 '안녕, 금성당'이 열린 은평구 진관동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는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이들은 '왕사남'으로 이야기 꽃을 피우며 금성당 유물을 관람했다. 형형색색의 무복부터 언월도, 삼지창, 오방기, 방울 등 무구까지 다양한 유물이 눈길을 끌었다.
전시를 보러 온 시민들은 '왕사남'에 관심을 갖다가 금성당에도 흥미를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혜화동에서 온 80대 채모 씨는 "영화를 보고 감명 깊어서 울기까지 했다. 근처에 등산을 왔다가 금성대군 관련 전시가 있다고 해서 왔다"며 "금성당에도 가보고 싶다. 은평구에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20대 박모 씨는 "영화를 2번이나 봐서 전시에 관심이 생겼다"며 "둘러보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니까 흥미롭다. 은평구에 금성대군을 기리는 신당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신기하다"고 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영화 개봉 사실을 알고 기획한 것은 아니었는데 공교롭게도 시기가 겹쳤다"며 "전시를 보고 금성당에 가거나 금성당에 갔다가 전시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금성당에 대한 접근 장벽이 많이 낮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평구는 영화의 여운을 즐기고 싶은 시민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금성당 현장에서는 문화유산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획전시 '안녕, 금성당'과 연계한 현장 탐방 프로그램 '우리동네 문화유산, 금성당'도 볼 수 있다.
구 관계자는 "금성당과 기획전시 '안녕, 금성당'을 통해 단순 관람을 넘어 해설을 따라 유물과 이야기를 연결하고자 했다. 시민들께서 금성대군 역사와 신앙을 '우리 동네 이야기'로 체감하며 즐기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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