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집중 견제에 '무대응'
개혁진보4당, 국회 '삼부일배'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자 공공 부문을 넘어 민간 영역으로까지 에너지 절약 실천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부에서 꼼수를 부리는 장면이 다수 목격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각 정당이 6·3 지방선거 공천 심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공천을 두고 갈등하는 사이 민주당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 카드를 내세우며 대이변을 노리는 모습이다. 물론 민주당도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의 과열 경쟁은 고민 지점이다. 이 외에도 이번 주 정치권에선 개혁진보4당이 정치개혁 법안의 신속 처리를 촉구하며 삼보일배로 민주당을 압박했다.

◆차량 5부제 비껴간 일부 의원…보좌진 하소연도
-차량 5부제 시행 첫날(25일) 국회가 꽤 분주했다며?
-응.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위기 장기화 우려에 정부가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시행하는 것에 국회도 발을 맞췄어. 사무처는 시행 전날 직원들에게 별도 해제 시까지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지. 그런데 이날 국회의원회관 앞에 버젓이 주차된 수행차가 눈에 띄더라. 번호판 끝자리가 3이나 8이면 국회 진입이 제한되는 날인데도 말이야.
-보좌진들이 고생했다는 얘기도 있던데.
-오히려 일이 늘었다는 반응이야. 한 야권 소속 보좌진은 <더팩트>에 "의원님 차량이 제한 대상이라 이미 출근한 비서관이 다시 나가서 모셔 왔다"고 귀띔했어. 일부 의원실에서는 우회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좌진 차량 번호까지 취합하는 일도 있었다고 하더라고. 의전차량이 제한 대상에 걸릴 수 있어 사전에 파악하려는 차원으로 보이고.

-국회민원지원센터도 북적였다고?
-응. 의원회관 2층에 있는 민원지원센터는 평소 문이 닫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은 달랐어. 5부제 적용 제외 신청을 하려는 보좌진과 출입기자들까지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지. 국회는 민원인, 전기차, 유아 동승 차량, 장거리 출·퇴근자, 임산부, 대중교통 취약지역 출퇴근 차량 등에 한해 예외를 인정했거든.
-의원들의 SNS 인증이 이어졌다면서?
-응. 여야 가리지 않고 인증 행렬이 이어졌지. 국민의힘에서는 조지연 의원이 '따릉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고, 장동혁 대표는 국회 통근버스를 이용했어. 민주당에서는 안도걸·박범계·김태년 의원 등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했고, 서울시장 본경선 주자인 정원오·박주민 후보도 인증에 가세했어.

◆미워도 다시 한번...김부겸, 대구시장 출마할 수밖에 없는 이유?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삼고초려'가 성공을 거두는 듯하지?
-응. 정계에선 김부겸 전 총리가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야. 지난 26일 서울 모처에서 정 대표와 만난 김 전 총리가 "당 요청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라고 했어.
-대구 현장 후배들의 목소리도 영향이 컸다며?
-그것도 결정적이었던 것 같아. 대구 현장에서 뛰는 정치권 후배들이 "고생한 거 한 번만 더 고생하자"고 매달렸다는 전언이야. 김 전 총리도 "나보다 선배들도 모든 걸 다 던져서 도전하는데 외면할 거냐는 간절한 요구가 있었다"며 "기왕 이렇게 된 거 대구 발전에 대한 당의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어.

-사실 김 전 총리는 정치 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상황인데, 민주당이 유력한 대구 후보를 못 내고 있으니 '필승 카드'라는 명목으로 다시 소환당한 셈이지. 김 전 총리와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에 "민주당이 김 전 총리가 일궈놓은 밭인 대구시장에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고, 결국 다시 도움을 청하게 된 거라 당에 대한 원망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 '미워도 다시 한번' 당을 위해 대구시장에 출마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에 놓였다는 의미지.
-김 전 총리는 오는 30일 출마 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어. 민주당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대구시장 후보 신청 기간을 31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어. 사실상 김 전 총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거지. 향후 대구시장 선거 구도와 판세가 어떨지 궁금해.

◆공세에 '꾹' 참는다…정원오의 전략적 침묵?
-최근 서울시장 최종 후보를 둘러싼 민주당 내부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와. 당 서울시장 본경선에 진출한 박주민·전현희 후보 주도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정 후보에게 집중되는 모습이야.
-주로 정 후보가 서울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 시정과 정책 등 관련한 공세더라. 정 후보는 지난해 11월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개최한 '이재명 정치학교' 연사로 나서 자신의 구청장 재임 기간 성동구 부동산 가격이 서울 내 12위에서 5위로 상승한 사례를 긍정적으로 언급했는데, 이를 두고 박 후보는 "민주당에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간 것을 자신의 행정·입법 성과로 얘기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어.
-박 후보는 과거 정 후보가 도이치모터스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후원받은 것을 문제 삼기도 했어. 김건희 씨와 유착 의혹이 있으면서, 주가 조작으로 수사를 받아온 도이치모터스가 관여된 행사에 참여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게 박 후보 주장이야. 전현희 후보는 정 후보가 구청장 시절 도입한 서울 성동구의 '성공버스' 사업에 대해 "전형적인 전시행정이자 세금 낭비"라고 지적했고.

-'집중 견제'를 받는 정 후보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어?
-한 마디로 '무대응'하고 있어. 정 후보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직접적인 대응은 최소화하면서, 오히려 '정책 선거'를 강조하는 모습이야. 정치권에선 정 후보의 이러한 행보를 '자신감의 발로'(發露)라고 보고 있어. 앞선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려온 만큼, '무대응 전략'만으로도 '1위 사수'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여.
-아울러 네거티브 경선에 대한 당원들의 피로감이 쌓이면, 오히려 공격받는 자신의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는 것 같아. 최근 만난 한 민주당 관계자는 "20대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의 '대장동 공세'가 당원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며 "정 후보는 진흙탕에 끌려 들어가지 않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했어.

◆개혁진보4당, 다시 삼보일배 꺼내 든 까닭
-개혁진보4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소속 인사들이 지난 26일 정치개혁 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에서 삼보일배를 했어. 정치개혁 법안을 이달 안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대해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서야.
-삼보일배 현장은 어땠어?
-참석자들은 삼보일배 전 "중대선거구제 도입하라" "비례대표 30% 확대하라" 등 구호를 외쳤어. 이들은 "하나, 둘, 셋, 절"이라는 사회자 구호에 맞춰서 국회 본관 농성장에서 출발해 한 바퀴를 도는 방식으로 900m가량 삼보일배를 이어갔지. 목장갑과 무릎보호대를 착용한 조국 혁신당 대표가 맨 앞에 섰어. 삼보일배는 1시간가량 진행됐지.

-당시 영상 13도로 기온이 높다 보니 초반과 달리 후반으로 갈수록 참여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이던데.
-맞아. 손솔 진보당 의원은 겉옷을 벗었고, 홍성규 진보당 경기지사 후보는 시작 10분여 만에 구슬땀을 흘렸다고 해. 한 관계자는 일부 의원의 경우 삼보일배가 끝난 뒤 다리를 절뚝거리는 등 신체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어. 개혁진보4당은 정치개혁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릴레이 단식도 진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어. 선거를 앞둔 민주당이 과연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모를 일이야.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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