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로 사업 연계…혁신 대학촌 건설 기대

'동북아 베네치아, 인천'은 인천이 지닌 역사적, 문화적 자원을 바탕으로 미래형 해양도시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시리즈로서 <더팩트>와 인천학회(회장 김경배)가 공동으로 기획 연재한다. 2017년 9월 출범한 인천학회는 인하대, 인천대, 청운대, 인천연구원, 인천도시공사,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국내 최초의 지역학회로서 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연구하는 지식공동체이다. 300만 대도시 인천의 도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과 담론을 형성하고 다양한 해법을 찾아가는 학술 활동의 성과는 다른 도시에도 적용될 수 있는 국가 발전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동북아 베네치아' 제목은 글로벌 해양도시로서 관광, 물류의 세계 거점 도시를 향한 인천의 발전 가능성과 미래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연재는 인천의 잠재력을 재조명하고, 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감의 장을 마련한다. 또 동북아 해양 네트워크의 중심 도시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이슈를 제공하고, 단순한 도시의 확장을 넘어 살고 싶은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는 어떻게 조성돼야 하는지 그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인하대에서 오전 9시 첫 강의를 수강하는 A 학생은 대전에서 통학한다. 그는 아침 일찍 무궁화호를 타고 수원역에서 내려 수인선 전철로 환승해 인하대역에 도착한다고 한다. 충북 청주시에서 통학하는 B 학생은 자가용으로 학교에 온다고 한다. 교통 인프라의 발달로 충청권에서 인천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어 대학 주변에 청년들이 머물고 싶은 정주환경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후문 일대는 인천 청년들의 대표적인 문화 활동 공간이고 원거리 학생들의 거주지역이다. 그러나 지역 쇠퇴 현상이 이어지고,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상권 붕괴와 인하대 정문 일대의 대규모 개발 등으로 활력을 잃게 됐다. 더욱이 미추홀구는 인천의 원도심으로서 동구에 이어 고령인구 비율이 높고, 노후 건축물도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최근 미추홀구는 일자리, 복지·문화 증진 등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효과는 의문이다. 지난 2018년 청년창업 특화거리 조성 등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었지만 지역과 대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탓에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은 산학 협력 활동도 미진해 졸업생들이 다시 찾고 싶은 공간, 일하고 싶은 공간을 확장하고 기획하는데 사실상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인천시의 도시행정 정책에서도 인하대 주변 용현학익지구가 주거·상업이 가능한 지역으로 용도 변경 되어 청년층의 일자리를 증가시키지 못하였다는 시각이다. 결국 지역과 대학이 유연하게 연계되지 않아 도시가 단순한 아파트 숲으로 조성된 사례라는 것이다. 인천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서울 등 다른 지역의 일자리를 찾게 되고, 졸업생은 대학과 물리적·정서적으로 멀어지게 됐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장을 이끈 스탠퍼드연구단지(SRP, Stanford Research Park)는 출범 75주년을 맞이해 선도적 기업들의 연구개발부서가 자리 잡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스탠퍼드대의 프레더릭 터먼(Frederick Terman) 교수는 졸업생들이 미국 동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산학협력단지를 조성해 오늘날 실리콘밸리의 초석을 다졌다. SRP는 700에이커(283만 2799㎡) 규모로 1000만㎡에 실험실과 사무 공간, StartX가 설립한 700개 이상의 기업이 상주하고 있다. 대학이 부지를 제공하고 기업이 들어와 연구소와 생산 시설을 구축함으로써 우수한 인재가 자연스럽게 취업하는 '혁신 생태계'가 구축됐다.

이제 인하대 후문 일대는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을 통해 주변 환경의 변화도 기대된다.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은 옛 경인고속도로의 옹벽과 방음벽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공원과 녹지, 일반도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로 기능을 개선해 도심 단절을 해소하고 원도심 재생을 통한 주변 지역 주민의 정주 여건 개선과 지역 발전이 목적이다. 인하대 일원과 수봉공원 일대는 각각 용현생활권, 수봉생활권으로서 문화 거점시설 조성, 부족한 생활 SOC 확충, 노후 주거지 재생 활성화 계획 등이 수립됐다. 특히 생활권 내 인천대로변은 선형공원과 함께 창업 활성화와 R&D를 도모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이러한 도시재생 환경과 맞물려 인하대 후문 일대는 첨단산업공원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하드 인프라(hard-infra) 조성계획이 수립되어 있으니 산·학·관·연의 소프트 인프라(soft-infra)가 결합해 인하대의 대학 경쟁력 제고와 함께 지역이 상생하는 동반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단편적 도로 정비, 중앙 선형공원 조성을 넘어 '첨단 산업 생태계‘로 구축되길 바란다. 즉 R&D 기능을 지원하고, 노후한 공간이 스마트한 창업 공간으로 변모되며, 청년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인천형 실리콘밸리'의 실현이다. 오늘날 대학이 도시 성장의 핵심적 수단으로 주목받는 만큼, 인하대는 우수 인재들을 양성하고 인천에서 거주하고 활동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의 중심지가 돼야 할 것이다.
인천대로 일반화 기본계획의 용현 및 수봉 생활권 면적과 수봉공원을 합친 면적은 SRP의 700에이커와 비슷한 255만 5789㎡ 규모이다. 규모 면에서 스탠퍼드연구단지처럼 도약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은 마련된 셈이다.
지난해부터 인천시는 'I-RISE 사업'을 통해 시, 대학, 관련 기관과 거버넌스를 형성하고 인재 양성 등 지역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여 인천시-대학-기업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인하대 후문가가 문화, R&D, 원도심 활성화의 멜팅 팟(melting Pot)으로 재탄생되길 기대한다.
또한 용현학익지구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고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과 연계하면 인하대 후문 일대가 청년층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서 산학 협력의 메카, MZ세대가 찾는 힙한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인하대 대학가가 원도심 활성화와 인천 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인천의 경제 지도를 바꿀 혁신의 심장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글=정진원 인하대 행정학과 초빙교수
기획=김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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