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콘셉트 시사·컬래버로 즐길 수 있는 접점을 넓혀갈 것"

[더팩트|박지윤 기자] 쇼박스가 '만약에 우리'와 '왕사남'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상승세를 제대로 탄 가운데, '살목지'로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배급사 쇼박스는 지난해 마지막 날에 개봉한 '만약에 우리'(감독 김도영)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기분 좋게 새해를 맞이했고,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 이하 '왕사남')를 역대 한국 영화 흥행 3위에 올리며 역대급 침체기에 빠졌던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먼저 '만약에 우리'는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구교환 분)와 정원(문가영 분)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기억의 흔적을 펼쳐보는 현실 공감 연애를 그린 작품으로,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2018)를 리메이크했다.
영화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본 사랑과 이별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보는 이들이 저마다 더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이입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했다. 또 구교환과 문가영의 열연과 신선한 케미, 한국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녹여낸 김도영 감독의 영리한 각색이 더해지며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이를 본 관객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대입해 보며 지난 사랑을 떠올리는가 하면, 2000년대 초반 특유의 감성과 OST로 그 시절을 추억하며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뒤에도 잔상이 노래 남는 멜로 장르의 힘을 제대로 느끼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 '만약에 우리'는 원작의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국내 문화와 정서에 맞게 한국적 감성을 자연스럽게 덧입히며 성공적인 리메이크작을 넘어 독립적으로 완결된 멜로 영화로서 호평받았다. 이에 힘입어 작품은 '아바타: 불과 재'와 맞붙는 쉽지 않은 대진표 속에서도 누적 관객 수 260만 명을 기록하며 침체기에 빠졌던 한국 멜로 시장의 숨통을 틔웠다.

이어 선보인 '왕사남'은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와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이홍위(박지훈 분)의 이야기를 그리며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의 열연과 역사가 곧 스포일러라 더욱 먹먹하게 남는 이야기의 힘으로 높은 관객 만족도를 형성했고, 호평은 곧 입소문으로 이어지면서 꾸준한 흥행 곡선을 형성했다. 특히 계유정난을 다룬 수많은 작품이 대중과 만나온 만큼, 해당 소재를 재현하지 않고 그 이후 단종의 삶을 조명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택한 점도 제대로 통했다.
또한 '왕사남'을 본 관객들은 지도 앱 리뷰를 통해 수양대군(세조)의 묘역인 광릉에 분노 섞인 글과 사진을 남기는가 하면, 단종의 묘인 장릉에는 직접 방문한 후기와 그를 기리고 위로하는 글을 남기면서 작품을 보고 느낀 감정을 현실로 옮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더 나아가 'N차 관람'과 함께 유배지였던 영월 청령포를 방문하면서 작품에 과몰입한 현 상태를 짐작게 했다.
그 결과 '왕사남'은 개봉 31일째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외화 포함 역대 국내 개봉 영화 중 34번째이자 한국 영화 중 25번째로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고, 이후에도 꾸준히 관객을 불러 모으며 '명량'(1761만 명) '극한직업'(1626만 명)의 뒤를 이어 한국 영화 역대 흥행 3위(26일 기준 1503만 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과몰입이라는 키워드로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쇼박스가 다음에 꺼내는 작품은 '살목지'(감독 이상민)다.
오는 4월 8일 개봉하는 '살목지'는 찍은 적 없는 형체가 로드뷰 화면에 포착되고 검고 깊은 물 속에 있는 존재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가운데 살목지에 들어서게 된 7명의 촬영팀이 맞닥뜨린 공포를 생생하게 그린 영화다.
김혜윤은 설명할 수 없는 공포와 마주하면서 심리 변화를 겪는 PD 수인 역을, 이종원은 수인을 찾아 살목지로 향했다가 늪처럼 빠져드는 공포와 맞닥뜨리는 로드뷰 업체 PD 기태 역을 맡아 첫 호러에 도전한다. 여기에 김준한 김영성 오동민 윤재찬 장다아 등도 출연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살목지'는 단편 영화 '함진아비' '돌림총' 등 공포 장르에서 자신만의 색을 보여온 이상민 감독의 첫 단독 장편 연출작이다. 여러 괴담 프로그램에서도 금기의 장소로 거론된, '생사를 넘나드는 길목'으로 불리는 곳을 택한 이 감독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자극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물귀신을 소재로 다루는 만큼, 수면 반사와 물가의 소리 등 물의 특징을 활용한 공포와 홀린다는 특성 등을 이야기와 장면적으로 잘 살리면서 몰입·체험형 공포 영화를 예고했다.

공포 장르는 호불호가 뚜렷하다. 그렇기에 전 세대의 관객들을 사로잡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지만, 마니아층 중심의 소비 구조가 확실하기에 일정한 고정층을 확보하고 시작한다는 강점도 있다. 여기에 신선한 스토리와 높은 완성도로 입소문을 타면 관객층이 점차 확장되며 기대 이상의 흥행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 개봉한 '노이즈'에서 나타났다. 작품은 층간소음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불안함을 밀도 있게 그려냄과 동시에 초자연적인 요소를 절묘하게 섞었고, 주인공을 청각장애로 설정하면서 익숙한 소재를 신선하게 풀어내며 관객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후기가 형성됐다. 그리고 작품은 쟁쟁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누적 관객 수 170만 명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2월 18일 개봉한 '귀신 부르는 앱: 영'이 CGV 단독 개봉에도 누적 관객 수 10만 명을 돌파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특히 관객의 절반 이상이 10~20대로, 해당 연령대의 공포 장르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살목지'를 선보이게 된 쇼박스는 앞서 관객들이 작품에 과몰입하면서 형성하는 자발적인 입소문의 힘을 확인한 만큼, 공포 장르를 선호하는 1020 세대를 중심을 한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영화를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촬영 현장에서 전해진 기이한 괴담 등을 공포 채널을 통해 공개하면서 작품의 색깔과 어울리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것.
이에 쇼박스 관계자는 <더팩트>에 "스크린X와 4DX 개봉을 통해 '눈을 감아도, 귀를 막아도 빠져나올 수 없는 공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극장에서만 가능한 관람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며 "제작보고회도 새롭게 리뉴얼된 스크린X관에서 처음 진행하며 푸티지를 상영했는데 생생한 공포를 체감해 주신 것 같아 한편으로는 죄송하면서도 반응이 꽤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어 "커플 시사와 해병대 시사, 겁쟁이 시사 등 다양한 콘셉트 시사 및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영화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접점을 넓혀가고자 한다"며 "공포 장르를 넘어 영화에 깊이 몰입하는 재미는 물론 2030 타깃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니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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