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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주호영' 시나리오에 '김부겸 등판'까지…'필패론' 고개
대구시장 컷오프 후폭풍
주호영 "막가파식 공천" 반발
김부겸 등판설에 대구 지지율 급락까지
"압승은커녕 패할 가능성"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후보들의 거센 반발과 여권 거물급 인사의 등장으로 '보수 성지' 대구에서조차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지난 20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박병선 기자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후보들의 거센 반발과 여권 거물급 인사의 등장으로 '보수 성지' 대구에서조차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지난 20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박병선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의 전통적 강세 지역이자 '보수 성지'로 통하는 대구광역시장 선거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경선 후보군을 확정하며 진열 정비에 나섰지만, 컷오프(공천 배제)된 인사들의 강한 반발과 여권 거물급 인사의 등판설이 맞물리며 당내 '대구 패배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관위가 대구시장 예비후보인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컷오프한 데 따른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주 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 방식을 두고 "원칙도, 선거 전략도 없는 막가파식"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정현식 공천'이 낳는 것은 혼란과 분열뿐"이라며 "초등학교 반회의도 이렇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부의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정조준하며 장동혁 대표의 '정치적 자질'까지 문제 삼았다. 그는 공관위 결정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과 입장 표명 등을 요구하는 동시에 "원칙 없는 공천을 방치하는 대표, 자기 입으로 한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는 대표라면, 그 직을 내려놓는 것이 마땅하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이를 단순한 공천 탈락자의 반발로 치부하기엔 그 무게감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 부의장과 같은 당 중진 인사가 대표의 거취까지 거론하며 배수진을 친 만큼, 실제 무소속 출마가 현실화할 경우 보수 진영 내 파괴력은 상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대구에서 내리 당선되며 탄탄한 조직력을 다져온 주 부의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약 주 부의장이 완주를 강행할 경우,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홍준표 후보가 무소속으로 당선됐던 사례처럼 보수 표심이 양분돼 국민의힘 공식 후보가 고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 지역 한 의원은 <더팩트>에 "이 위원장이 혁신 공천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대구 민심은 간과하고 있다"며 "압승은커녕 박빙 승부에서조차 패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다"고 우려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대구 지지율이 급락하며 더불어민주당과 격차가 좁혀졌다는 지표는 이 같은 위기론을 뒷받침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20일 전국 18세 이상 2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구·경북(TK)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9.7%p 하락한 53.4%를 기록했지만, 민주당은 8.1%p 상승한 33.6%를 기록하며 격차가 좁혀졌다.

위기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장 공천 재검토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위기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장 공천 재검토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 출마 카드'를 띄우면서 국민의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내며 중도 확장성을 증명한 김 전 총리가 등판할 경우, 공천 갈등에 실망한 보수 이탈층과 중도층을 흡수해 국민의힘 승리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김 전 총리가 출마하고,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나선다면 국민의힘은 3위로 밀려날 수 있다"며 "명분 없는 컷오프는 결국 이 위원장의 정파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당내 의원들의 비판도 빗발쳤다. 권영진 의원(대구 달서구병)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나절도 지켜지지 않은 공정경선·시민공천 약속. 장동혁 대표의 약속위반인가.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오만과 독선인가"라며 "대구 시민들을 이렇게 우롱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는 시민공천, 공정경선을 약속했는데도 여론조사 최상위권 인물들을 배제하면서 납득할 기준과 근거가 제시되지 않는다면, 대구 시민과 당원들의 단결된 힘을 모으기 어렵다"며 "텃밭에서 내부 전쟁을 벌이며 강적을 맞이하는 것은 전략이 아니라 자해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위기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공천 재검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누군가를 내치는 공천이 아니다. 배제가 아니라, 재배치다"라며 "계파도, 사적 인연도, 감정도 개입될 수 없었다. 오직 하나, 당의 생존과 국민의 선택 가능성 그 기준만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선택은 충돌이 아니라 재건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라고 못 박았다.

당 지도부 또한 일단 공관위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할 뿐이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생각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당대표로서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생각이 다를지라도 생각을 좁히고 당을 위해 필요한 희생이 있다면 서로 희생할 때"라고 일축했다.

기사에 포함된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5.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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