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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으로 빛 바랜 대상의 '사상 최대 매출'…돌파구는?
지난해 연간 순손실 3031억원 적자 전환
국내는 청정원, 해외는 종가 투트랙 가동
임세령·임상민 자매, 책임 경영에도 관심


대상이 종가 김치의 해외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전분당 담합 사건에 휘말리면서 3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내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대상의 향후 돌파구 마련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대상그룹
대상이 종가 김치의 해외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전분당 담합 사건에 휘말리면서 3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내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대상의 향후 돌파구 마련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대상그룹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대상이 종가 김치의 해외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전분당 담합 사건에 휘말리면서 3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내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중동 전쟁 등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상이 내놓을 사업 돌파구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은 지난해 연 매출 4조4013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 감소한 1693억원에 그쳤고, 특히 연간 순손실은 303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대상은 지난 13일 정정 공시를 내고 당초 757억원으로 발표했던 순이익을 3031억원 순손실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과징금 부과 가능성에 따른 충당부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충당부채는 지출 시기나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를 뜻한다. 과거 사건이나 거래의 결과로 현재 의무가 존재하며, 당해 의무 이행을 위한 자원 유출 가능성이 매우 크고, 해당 의무 이행에 들어가는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을 때 장부에 반영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제당 업체들의 설탕 담합 사건을 조사하던 중 전분당 가격 합의 정황을 포착해 추가 조사를 벌였다. 올해 3월 초까지 진행된 조사 결과, 공정위는 대상·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가 전분당 판매가를 조직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파악했다.

전분당은 옥수수로 만든 전분과 전분을 분해해 생산한 물엿, 포도당, 액상과당 등의 당류를 뜻한다. 빵, 과자, 유제품 등 식품을 만드는 주원료로 쓰인다.

공정위는 이들 회사가 지난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총 7년 6개월에 걸쳐 전분당 가격을 조정한 것으로 보았다. 전분당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매출 규모도 약 6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관련 법상 담합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4개 업체의 전체 과징금 규모는 1조2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선 대상의 과징금도 최대 38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공정위의 최종 판단이 나오지 않은 만큼, 전분당 담합 과징금 규모는 유동적이다. 대상의 추가 공시 정정 가능성도 열려있다. 공정위 조사 이후 대상은 전분당 제품인 올리고당류 3종과 물엿의 소비자 출고가를 일괄 5% 인하했다. 기업에 납품하는 제품 가격도 평균 3~5% 낮췄다.

대상이 종가 김치의 해외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전분당 담합 사건에 휘말리면서 3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내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대상의 향후 돌파구 마련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대상 종가
대상이 종가 김치의 해외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전분당 담합 사건에 휘말리면서 3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내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대상의 향후 돌파구 마련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대상 종가

◆ 글로벌·수익 중심 전환 나선 대상, 돌파구 마련에 고심

대상은 올해 핵심 브랜드인 청정원과 종가를 중심으로 국내외 '투-트랙' 사업 전략을 펼친다. 국내는 청정원 브랜드 론칭 30주년을 기념해 신규 BI(브랜드 이미지·Brand Identity)를 공개하고, 배우 임윤아를 모델로 발탁해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뜻밖의 즐거움'을 콘셉트로 해 청정원 7개 하위 브랜드(순창·햇살담은·맛선생·호밍스·카레여왕·안주야·홍초)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해외는 종가 김치를 중심으로 수출 전선을 확대한다.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 김치 수출액은 역대 최대인 1억64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인 9000만달러가 종가 김치에서 발생했다.

종가는 여세를 몰아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권을 넘어 미주와 유럽 등 서구권으로 판매망을 확장하고 중동, 중남미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현지 공장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신년사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 갈등, 저성장과 환율 부담 등이 겹치면서 구조적 경쟁력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글로벌 확대와 수익 중심으로 질적 성장을 추구해 경쟁력 있는 핵심 제품을 선별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왼)과 임상민 대상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임영무 기자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왼)과 임상민 대상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임영무 기자

◆ 실질적 지배자인 임세령·임상민 자매, 책임경영 나설까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의 두 딸 임세령·임상민 자매가 보여줄 향후 행보와 리더십에도 이목이 쏠린다. 임세령 부회장은 현재 대상에서 마케팅담당 중역을, 임상민 부사장은 전략담당 중역을 맡고 있다.

중역은 직급과 상관이 없는 직책으로, 마케팅담당 중역은 브랜드나 제품의 마케팅 활동 전반을 책임진다. 전략담당 중역은 회사 경영 전략 수립이나 신사업 그리고 인수·합병(M&A) 등을 이끈다.

자매는 회사 고위직 경영 임원으로서 주요 의사결정에도 참여한다. 임세령 부회장은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이사회, 임상민 부사장은 핵심 계열사인 대상 이사회에 각각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자매는 대상그룹 대주주로, 실질적 지배자이기도 하다. 대상홀딩스 지분 현황에서 임상민 부사장은 36.71%(1329만2630주)를, 임세령 부회장이 20.41%(738만9242주)를 보유해 최대 주주와 2대 주주를 이룬다. 회사 최고 경영진에다 대주주인 만큼, 공정위 과징금 부과와 대내외 경영 위기에서 자매가 어떤 리더십을 펼칠지 주목되는 배경이다.

다만 대상은 공정위 전분당 담합 사건 관련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행보나 대응 방식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대상 측은 "현재 조사 중인 사안으로, 앞으로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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