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 장악한 행안부 장관
우수 수사 인력 유치도 과제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존 검찰이 맡던 수사권을 행사할 이른바 '한국형 FBI' 탄생이 190여일 앞으로 가시권에 들어왔다.
중수청법에 따르면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소속이며 수사 대상은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 6대 범죄다.
이른바 '법 왜곡죄' 사건, 공소청·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원 공무원이 재직 중 저지른 범죄 등도 중수청의 수사 범위에 포함됐다.
개별 법률에서 중수청이나 중수청장에게 고발·수사 의뢰하도록 규정한 범죄도 중수청의 수사 대상이 된다.
중수청 수사관은 특정직 공무원으로 1∼9급까지 단일 직급 체계를 갖는다.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하되 전문성이 인정되는 경우 경력채용도 가능하도록 했다. 규모는 3000명선이며 연 2만 건 정도 사건을 수사한다. 본청과 함께 지방청은 고등검찰청 소재지 6곳에 설치된다,
최종 입법 과정에서 달라진 점도 있다. 선거·공직자 범죄, 대형참사가 수사 대상 범죄에서 빠지면서 9개에서 6개로 줄었다.
정부안에 포함됐던 '수사 개시 시 공소청 통보' 조항은 당정 협의를 거치며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애초 설계됐던 수사사법관과 수사관 이원체제도 여권의 강력한 반발에 단일 직급 체계로 바뀌었다.
대부분 변경사항은 과거 검찰의 수사권 남용 답습을 방지하고 공소청 검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애초 우려가 많았던 정치적 중립성은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다.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 사무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은 중수청장을 지휘할 수 있다. 기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관계와 같다.
장관은 중수청장 후보추천위원회, 인사위원회를 비롯해 중수청 수사관을 파면·면직할 수 있는 적격심사위원회에 권한을 갖는 등 인사권을 장악한다. 수사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는 충분한 셈이다. 과거 법무부·검찰 관계에서도 나타났듯이 장관이 중수청장을 무력화하거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행안부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이어 중수청을 관할하면서 장관 한 명이 1차 수사기관 3개를 통제하게 된다.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된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수사 개시를 공소청에 통보하도록 한 조항도 삭제되면서 영장 청구를 제외하고 행안부 장관 아니면 중수청을 통제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수사 대상 범죄는 '특수부 재림' 우려에 6개로 줄어들었지만 선거·공직자범죄가 제외되면서 뒷말이 많다. 경찰과 수사권이 중복되기 때문이라는 취지지만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은 선거범죄와 권력형 비리 개연성이 높은 공직자 범죄는 중수청이 더 적격 아니냐는 주장도 많았다.
반면 6개 수사 대상 범죄에 구체적인 죄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한 내용은 유지된 채 통과돼 중수청의 수사 범위가 권력자 의지에 따라 '이현령비현령'식으로 움직일 위험성도 제기된다.
우수 인력 유치도 앞으로 과제다. 애초 정부안은 수사사법관-수사관 이원체제로 검찰 인력의 유입을 꾀하려 했으나 검찰 잔재라는 지적에 백지화됐다. 검찰과 달리 신분과 직무 독립성 보장 수단이 없는 현실 등에서 우수 수사 인력이 중수청 근무를 택할 가능성도 적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따라 공소청 검사를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중수청 등 다른 국가기관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다는 공소청법 부칙 조항이 주목을 받는다. 검사들이 중수청에 자원하지 않을 상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지만 기본권 침해 시비도 예상된다.
또 통과된 중수청법에 따르면 변호사 자격증이 없어도 수사·법률 업무에 15년 이상 재직한 경력이 있으면 중수청장이 될 수 있다. 애초는 변호사 자격이 필수 요건이었으나 막판 수정됐다. '제2검찰청' 우려에 검찰 출신 인사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으나 최고 수사기관 수장에게 현장 경험 외에 형사·사법적 자질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수청은 오는 10월2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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