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비용 부담 커진 게임사, 돌파구 모색

[더팩트|우지수 기자] 인공지능(AI) 구동을 위한 데이터센터가 대량의 메모리 반도체를 흡수하면서 글로벌 게임 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게임 기기 하드웨어 가격 상승은 물론 온라인 게임 유지를 위한 서버 인프라 비용까지 치솟아 생태계 전반이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계약 가격은 설 연휴 이후 전 분기 대비 130~180% 상승했다. 고가에 해당하는 서버용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거래 비중이 전체의 60%를 차지해 급격한 가격 상승이 발생한 것이다.
대형 게임 개발사들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구조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AI와 게임이 데이터센터 자원을 놓고 경쟁하면서 올해 게임 개발사들에게 서버 및 클라우드 인프라 비용이 핵심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대규모 서버 관리와 다수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하는 실시간 서비스 비중이 큰 게임일수록 메모리 부족에 따른 간접 타격을 더 크게 받는 구조다.
이와 함께 게임 기기 제조사에 직격탄이 떨어졌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와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등 주요 콘솔 기기는 일찌감치 가격이 올랐고 차세대 기기 역시 가격 폭등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소니의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6' 출시 시점은 2028년이나 2029년까지 미뤄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C 부품값도 뛰었다. 지난해 10월 18만원선이던 SK하이닉스 DDR5 32GB 램 가격이 현재 73만원을 호가하는 등 이용자들의 경제적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PC 가격이 약 17%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콘솔과 PC 기기 가격이 오르면 게임사들은 잠재적 이용자를 잃을 수 있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고사양 기기 보급이 지연되면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게임의 판매 대상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비용 충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게입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주요 반도체 생산라인이 수익성 높은 AI 서버용 칩에 집중되면서 PC 및 콘솔용 범용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싱화하고 있다. 주요 부품 수급 불균형과 가격 인상 흐름이 연말을 넘어 향후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증권은 이날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2030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은 하드웨어 생산이 지연되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의 기기 구매 부담이 커지면서 게임 타이틀 판매가 위축되고 개발사들의 서버 유지비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는 지난해 11월 본인 SNS에 "급등하는 램 가격이 향후 몇 년간 고성능 게이밍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드웨어 비용과 서버 유지비가 덩달아 오르자 게임사들은 최적화와 과금 모델 개편으로 생존 전략을 짜고 있다. 사양이 낮은 기기에서도 원활히 구동되도록 권장 사양을 낮추는 작업이 필수가 됐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펄어비스가 선보이는 신작 '붉은사막'과 넷마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등은 콘솔과 PC를 아우르는 멀티플랫폼을 채택하고 과금 진입 장벽을 낮췄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7만9800원 일반 패키지 판매를 중심으로 별도의 추가 결제를 배제했다. 붉은사막은 개발 기간 7년 동안 약 2000억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300만장 이상 판매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넷마블은 확률형 무기 뽑기를 없애 이용자 부담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게임사들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박병무 공동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가격 상승이 있다면 언젠가는 내릴 것이라고도 생각하고 있다. 그 시기를 어떻게 피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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