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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저PBR 공개하고 코스닥 2개 리그로"…시장혁신 나선다
중복상장 제한·주가조작 엄단 병행
신뢰·주주보호·혁신·투자접근성 확대 4대 과제 제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안건 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안건 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윤정원 기자] 정부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공개와 코스닥 2개 리그 개편을 축으로 한 자본시장 구조개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단기적으로는 중동발 불안에 대응해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신뢰 회복과 주주 보호, 시장 혁신, 투자 접근성 확대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을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 "시장안정 총력 대응"…중동발 충격에 대응 수위 높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8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지금 우리 자본시장은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시장, 국민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으로 가기 위한 방향과 실천 과제를 말씀드리려 한다"고 이야기의 물꼬를 텄다. 청와대 역시 이번 회의를 자본시장 체질 개선과 개혁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로 규정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중동 정세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시장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경제는 심리고, 주식시장은 그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며 "정부의 첫 번째 목표는 분명하다. 최고 수준의 경각심으로 시장 안정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필요할 경우 '10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즉각 가동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기존 안정 조치도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유동성 공급 장치를 유지하면서 투자심리 위축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불공정거래 대응 강도도 한층 끌어올린다. 이 위원장은 "가짜뉴스 유포, 시세조종 등 시장 불안을 키우는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며 "선제 대응 체계에도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외부 충격과 내부 교란 요인을 동시에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다.

◆ 저PBR 공개·중복상장 제한…주주보호 전면에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저평가 기업 공개와 일반주주 보호 방안이다. 이 위원장은 "일반주주 보호가 당연한 시장을 만들겠다"며 "저PBR 기업은 리스트 공개 등 네이밍 앤드 셰이밍 방식으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저평가를 방치해온 기업에 시장의 압력을 직접 작동시키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저PBR 기업 공개를 통해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개선 등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 조치를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기관투자자의 감시 기능 강화를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 보완도 병행한다.

중복상장 제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 위원장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으로 일반주주 권익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시장에서는 동시 상장이 기존 주주 가치 희석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저PBR 공개와 중복상장 제한은 모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직결된다. 주주 권익을 훼손하는 관행을 바로잡고 시장 규율을 강화해 자본시장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겠다는 의지가 보다 선명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 코스닥 2개 리그 개편…혁신기업 성장 경로 재설계

혁신 부문에서는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 위원장은 "혁신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시장 구조를 만들겠다"며 "코스닥을 성숙 기업과 성장 기업 등 2개 리그로 나누고, 기업이 단계에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처럼 다양한 단계의 기업이 한 시장에 혼재된 구조로는 투자 판단의 효율성과 자금 배분의 정밀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조치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는 보다 명확한 자금조달 경로를 열어주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걸러지도록 하겠다는 방향이다.

투자 접근성 확대 방안도 함께 내놨다. 이 위원장은 "국민 누구나 자본시장의 성과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장기 투자 상품과 체감형 신상품을 확대하겠다"며 "외환·증권시장 제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토큰증권 제도화를 통해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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