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신원식, 박성재 증인 출석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 2심에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이 한 전 총리가 12·3 비상계엄 선포를 만류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이들은 구체적인 상황은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 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부장판사)는 17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의 2심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한 전 총리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 전 원장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제외하고는 비상계엄을 찬성한 국무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조 전 원장은 "그날 밤 분위기와 평소 피고인의 행동을 볼 때 최소한 계엄에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한 전 총리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에게 비상계엄의 외교적 파장을 묻는 등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신 전 실장도 한 전 총리가 계엄에 반대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고 증언했다.
신 전 실장은 "총리는 앉았다 일어났다 하며 매우 우려하는 모습이었다"라며 "한 전 총리,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조 전 장관 등이 모두 계엄에 반대하는 분위기였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를 지지하거나 뒷받침하는 행동을 한 것은 전혀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 전 총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표현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고 했다.
박 전 장관 역시 "집무실에 모인 국무위원 중 계엄에 찬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한 전 총리는 경제와 대외 신인도 문제 등을 언급하며 '지금 계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반대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또 당시 국무위원들 사이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만류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어 한 전 총리가 다시 집무실로 들어갔다고도 기억했다.
다만 그는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명확히 반대한다고 직접 표현하는 장면을 들은 기억은 없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반대라는 단어를 꼭 써야 반대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반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한 것은 헌법을 지키기 위한 절차였을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박 전 장관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제안한 것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려는 취지였느냐"고 묻자, 박 전 장관은 "헌법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건의를 한 것이 '내란의 외관을 갖춰주기 위한 행위'로 판단될 수 있는지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헌법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 사항이니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로 논의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이날 특검 측에 법리적 석명을 요구했다.
한 전 총리의 공소사실 중 ‘국무회의 심의 외관 형성’과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를 두고 작위범과 부작위범이 동시에 성립하는지, 법리적 근거를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작위란 적극적으로 금지된 행위를 한다는 의미다. 부작위는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를 뜻한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처음에 내란 우두머리 방조로 기소됐다가 재판 과정에서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가 택일적으로 추가됐다"며 "방조범의 경우 부작위도 포함될 수 있지만, 이를 적극적 개입이 전제되는 중요 임무 종사 혐의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전 총리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무총리로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막아야 할 헌법상 책무를 다하지 않고 이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1심 재판부의 요청으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추가됐다.
1심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않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특검이 결심 공판에서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높은 형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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